"아무리 싸우더라도 그날 만큼은 서로 예의 지켜야"
윤석열 대통령은 7일 국회 개원식과 예산안 시정연설에 불참한 것과 관련, "국회를 생각해서 안 간 것"이라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이날 대통령실에서 열린 대국민담화 및 기자회견에서 "난장판으로 국민들에게 보여주는 게 과연 국회에도 도움이 되는 건지 (모르겠다)"면서 이같이 밝혔다.
윤 대통령은 "취임 후 첫 국회 시정연설에 갔는데 더 많은 의석을 구성하는 정당이 로텐더홀에서 피켓시위를 하면서 본회의장에 안 들어왔다"며 "(국회에) 오라고 해서 갔더니 돌아앉아 있고 박수를 (안 치는 건) 기본이고 악수도 거부하고 야유하고 '대통령 그만두지 왜 왔냐' 라는 사람까지, 이건 아니다"면서 불쾌감을 드러냈다.
그러면서 "대통령이 국회에 가는 건 의무는 아니고 발언권이 있는 건데, 아무리 정치권이 싸우더라도 그날 하루만은 기본 프로토콜로 하는 모습을 국민들에게 보여주자는 것"이라며 "난장판인 (모습을) 보여주는 게 국회에 도움이 되는지 모르겠다"고 꼬집었다.
아울러 윤 대통령은 "탄핵소추라고 하는 것은 아주 중범죄에 해당하는 사람들한테 원래 하는 것"이라며 "소문만 난 것에 특검 (이름을) 붙이고 동행명령장을 남발하는 건 '국회에 오지 말라는 이야기다'라고 생각해 안 간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저는 시정연설 내용 적을 때 야당을 자극하거나 야당이 불쾌하다고 생각할 얘기는 하나도 안 넣고 고맙다는 것만 넣었다"며 "그 순간만큼은 저도, 야당도 예의 지켜야 하는 것"이라고 언급했다.
윤 대통령은 "이번에도 제가 준비한 내용을 국무총리가 말했는데 (야당에서) '윤석열이 오라고 해'라고 했다는 말을 들었다"며 "그런데 이렇게 오라고 하는 건 '대통령 망신 줘야겠다. 국민 앞에서 무릎 꿇고 망신당해라'(라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윤 대통령은 "이건 정치를 살리자는 게 아니라 죽이자는 것"이라며 "딱 국회에 도착해 나갈 때까지만이라도, 저도 시정연설에서 야당 존중하는 얘기를 하고 야당도 아무리 제가 밉고 바로 어제까지 퇴진 운동을 했더라도 그 시간을 지켜준다면 (국회에) 열 번이라도 가겠다"고 말했다.
이어 "저는 국회를 굉장히 가고 싶어하는 사람이다. 내년엔 꼭 가고 싶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