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태원- 리밸런싱 막바지…임원 20% 감축설
정의선- 올해도 호실적, ‘안정·성과보상’ 예상
구광모- ‘성과·미래준비’, 부회장 추가여부 주목
삼성과 SK가 '2025년 임원 인사' 키워드로 ‘쇄신과 칼바람’을 꺼내들 전망이다. 반면 현대차와 LG는 ‘안정 속 변화’를 추구할 것으로 보인다.
5일 재계에 따르면, 4대 그룹의 인사·조직개편이 빠르면 이달 중순부터 시작된다. 매년 12월 인사를 발표했던 삼성은 11월 초중순에, SK는 12월초, 현대차는 12월 중순, LG는 11월 말 인사단행이 예상된다.
경영위기에 처한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은 예년보다 빠르게 정기인사, 조직개편에 돌입할 것으로 보인다. 관심은 반도체 사업을 담당한 디바이스솔루션(DS)부문에 쏠린다. 3분기 DS부문 영업이익은 전분기 대비 40.1% 감소했다.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사업 손실과 일회성 비용이 컸던 탓이다. 메모리 사업은 비교적 선방하긴 했지만 고대역폭메모리(HBM) 시장에서 SK하이닉스에 밀린 상황이다.
재계는 전영현 DS부문장이 ‘모든 책임은 경영진에 있다’고 언급한 만큼 이번 인사에 사업부장 교체 가능성을 높게 보고 있다. 이정배 사장은 지난 2020년 말 메모리사업부장에 올랐고 2022년엔 사내이사에 선임됐다. 최시영 사장과 박용인 사장은 각각 2020년 말, 2021년 말 파운드리사업부장과 시스템LSI사업부장에 임명됐다. 사내이사 중에선 노태문 모바일경험(MX)사업부장(사장)과 박학규 경영지원실장(사장), 이정배 사장이 임기 만료를 앞두고 있어 이들의 거취에도 이목이 쏠린다. 한종희 부회장은 2026년 3월까지 임기가 좀 더 남았지만 인사에 완전히 배제되진 않았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예년처럼 12월 첫째주 사장단 인사를 실시할 예정이다. 그룹 사업 리밸런싱 작업이 막바지인 만큼 올해 인사 폭은 작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해 부회장단 전격 교체 후 꾸준히 변화를 주긴 했지만 아직 부족하기 때문이다.
SK는 지난 5~6월 SK에코플랜트와 SK스퀘어 사장을 교체했고 지난달 말엔 SK이노베이션 합병법인 출범에 앞서 에너지 계열사 3곳의 최고경영자(CEO)를 바꿨다. SK는 219개였던 계열사 수를 올 연말까지 10% 이상 줄일 예정이다. SK에서 내년 초 임기가 만료되는 사내이사는 98명이며 대표이사급은 41명이다. 재계에선 SK하이닉스를 제외한 실적부진 계열사 중심으로 임원 수를 20% 가량 감축할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앞서 SK지오센트릭은 임원 수를 기존 21명에서 18명으로 14%, SK에코플랜트는 66명에서 51명으로 23% 축소했다.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은 올해도 호실적을 올린만큼 쇄신보다 안정과 성과보상에 초점을 맞출 것으로 보인다. 올 1∼3분기 누적 현대차·기아의 합산실적은 매출 208조9080억원, 영업이익 21조3681억원이다. 사상 최대실적인 지난해 기록을 뛰어넘은 성적이다. 지난해 역대 최대 규모인 252명이 승진했다. 올해는 전기차(EV)와 목적기반모빌리티(PBV), 미래항공모빌리티(AAM) 분야 중심으로 변동이 클 전망이다.
구광모 LG 회장은 이달말 ‘성과주의와 미래준비’를 키워드로 인사·조직개편에 돌입할 전망이다. 통상 LG그룹은 연말 계열사별 사업 보고회 진행 후 인사·조직개편을 실시한다. 올해는 주요 계열사들이 어려운 경영환경 속에서도 선방한 만큼 변화 폭이 크진 않을 것으로 보인다. 다만 ‘차세대 리더’를 대거 발탁할 가능성은 있다. 지난해 권영수 LG에너지솔루션 부회장의 용퇴로 2인 체제가 된 부회장단의 변화여부도 관심이 집중된다. 실적 개선을 이끈 조주완 LG전자 사장, 정철동 LG디스플레이 사장이 부회장 승진자 후보로는 거론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