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트럼프발 관세 전쟁에 따른 경제 불확실성 확대에 미국 중앙은행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기준금리 인하에 신중론을 펼치자, 한국은행(한은)도 금리 인하 속도 조절에 나설 것이란 전망이 팽배하다.
1450원대 여전히 높은 원·달러 환율과 미국과의 금리 차, 최근 심상치 않은 가계부채 증가세도 이러한 전망에 힘을 싣고 있다.
19일(현지시간) 연준은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에서 현재 4.25~4.50%인 기준금리를 유지하기로 결정했다. 지난 1월에 이어 연속 두 번째 동결이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경제 상황에 대한 불확실성이 커서 정책 기조 조정은 인플레이션(물가 상승) 추이, 정부 정책 변화 등을 지켜보며 신중하게 접근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경기 침체 우려와 관세전쟁에 따른 인플레이션 잠재 위험 등 불확실성이 큰 만큼 금리 동결 후 당분간 시장 상황을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판단한 것으로 풀이된다.
FOMC 위원들의 향후 금리 수준 전망을 표시한 점도표에서 연준 위원들은 올해 말 기준금리 전망치로 3.9%를 제시했다.
이는 지난해 12월 전망치와 같은 수준으로 현재 금리 수준(4.25∼4.50%)을 고려할 때 올해 두 번 정도만 금리를 더 내리겠다는 의미다.
연준의 기준금리 동결로 한은의 셈법은 복잡해졌다.
내수 부진과 관세 전쟁에 따른 우리나라 경제 성장 엔진 수출 둔화 우려를 생각하면 금리 인하로 경기를 부양해야 하지만 고환율, 미국과의 금리 차로 인한 외국인 자금 유출 압박도 무시할 수 없기 때문이다.
또 최근 토지거래허가구역 해제 등 영향으로 집값과 가계부채가 다시 들썩이고 있다.
이에 당장 오는 4월 기준금리 인하 가능성도 낮아졌다.
이창용 총재는 앞서 지난달 25일 금융통화위원회 직후 기자간담회에서 "시장의 2월 인하를 포함해 연내 2~3회 인하할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은 한은이 가정하는 것과 다르지 않다"고 밝힌 바 있다.
이날 유상대 부총재보는 시장상황 점검회의에서 "연준의 통화정책 경로와 미국 관세정책 추진, 중동·우크라이나 지정학적 리스크 등 대외 불확실성이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며 "이러한 대외 리스크 요인이 국내 정치·경제 상황과 맞물리면서 국내 금융·외환시장 변동성이 확대될 가능성이 있는 만큼 경계감을 가지고 시장 움직임을 계속 면밀히 점검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