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생하셨습니다”, “감사합니다".
지난 7일 경기도 용인시 처인구 모현면 오산리의 위험물 저장창고에서 발생한 화재사건 이후 용인소방서(서장 서석권)에는 감사의 마음을 전하는 이들의 발길이 화재발생 10여일이 지났어도 계속 이어지고 있다.
주민들의 감사 인사에 용인소방서의 모든 소방관들은 입을 모아 말한다.
“당연한 일을 한 것뿐입니다”. 소방관들은 이들의 방문을 반기면서도 늘 그랬듯이 긴장의 끈을 놓지 않고 무전기에서 들려오는 목소리에 귀를 기울인다.
당시 화재는 오후 9시30분경 발생해 6시간 30여분 만에 진화 됐다.
유해화학물 저장고라는 특성 뿐 아니라 상수원보호구역 내에서 뜬금없이 터진 화재, 화학물질이 유출된다면 공기오염뿐 아니라 서울을 비롯한 수도권 주민들의 식수 공급에도 막대한 차질이 예상되는 대형 사건이다.
때문에 화재진압에 나선 소방관들은 폭발로 인한 유해화학물질의 유출은 무조건 막아야한다는 절대 절명의 6시간을 보냈다.
서석권 서장은 “30만㎡의 창고 부지 대부분이 수산화나트륨 등 화학물질 저장창고였다”며 “만약 유독물까지 불이 옮겨졌다면 폭발로 인한 피해는 중국 텐진항 물류창고 화재의 절반에 다다르는 파괴력을 보였을 것”이라고 말했다.
모현 화재 현장에서는 서 서장의 지휘 하에 20년 넘은 경험자인 5명의 팀장들이 화재진압에 앞장섰으며 모든 소방관들이 그 뒤를 따랐다.
서 서장은 “삼풍백화점 사고나 세월호 참사 등 재난 시 생존본능에 위축돼 순간의 잘못된 판단이나 결정을 내리는 경우를 보아왔다”며 “2차 재난을 막고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경험 많은 간부들이 앞장서는 것은 당연한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유관기관과의 협조를 통해 시민들과 재난대비 훈련을 하는 등 복합적인 훈련이 효과를 보였다” 며 “용인소방서와 경기소방인력만으로 참사를 막은 것이 아니라 유관기관과의 협조로 대형 참사를 막은 것”이라고 전했다.
또 “911테러 같이 사고현장에서 모두 나오려 할 때 들어가는 사람이 소방관”이라며 “이번 모현 화재로 격려을 아끼지 않은 모든 분들께 감사의 마음을 전한다”고 덧붙였다.
[신아일보] 용인/김부귀 기자 acekbg@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