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 앞둔 롯데, 호실적 외식사업…차우철 대표에 쏠린 눈
인사 앞둔 롯데, 호실적 외식사업…차우철 대표에 쏠린 눈
  • 박성은 기자
  • 승인 2024.11.13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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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GRS 경영 4년째 흑자 탈바꿈, 올해 '1조 클럽' 재입성 관건
롯데리아 경쟁력 제고, 내년 美 진출…성장 정체 엔제리너스 '고민'
차우철 롯데GRS 대표와 롯데리아. [사진=롯데GRS, 편집=신아일보]
차우철 롯데GRS 대표와 롯데리아. [사진=롯데GRS, 편집=신아일보]

롯데그룹의 외식 계열사 롯데GRS(지알에스)를 이끌고 있는 차우철 대표가 경영 4년째에도 별다른 흔들림 없이 안정적인 경영을 이어가는 모습이다. 회사를 흑자 경영으로 바꾸고 주력인 ‘롯데리아’를 중심으로 성장 기조를 유지하고 있다. 덕분에 차 대표는 연임과 승진으로 승승장구했다. 다만 ‘엔제리너스’를 앞세운 카페사업 외형은 쪼그라들면서 국내 커피전문점 시장에서 롯데라는 이름값을 못하고 있다. 

다가오는 그룹 정기 임원인사에서 차우철 대표의 존재감이 어떻게 드러날지 업계 관심이 모아진다.

13일 롯데지주에 따르면, 올 들어 롯데GRS 실적은 성장세를 보였다. 롯데GRS는 롯데리아, 엔제리너스, 크리스피크림도넛 등의 브랜드를 보유한 외식전문기업이다. 이 회사의 올 상반기 연결기준 매출액은 전년 동기보다 8.2% 늘어난 4833억원이다. 영업이익은 231억원으로 이미 작년 총영업이익 208억원을 넘어섰다. 영업이익률은 4.8%로 작년 평균 2.3%의 두 배를 웃돈다. 

롯데GRS는 한동안 적자를 내며 그룹 내에서 위상이 좋지 못했다. 코로나19 첫 해인 2020년 196억원의 적자를 낸 데 이어 이듬해에는 이보다 더 불어난 258억원의 적자를 냈다. 매출도 2년 연속 6000억원대에 머물렀다. 

◇'올드한 롯데리아' 편견 깨며 성장세
차우철 대표는 2020년 모그룹 임원인사를 통해 2021년부터 롯데GRS 경영을 본격적으로 맡았다. 당시 전무였다. 그는 발로 뛰는 현장 경영과 공격적인 매장 리뉴얼, 휴게소를 비롯한 컨세션 사업다각화와 글로벌 사업 확장 등을 꾀하면서 경영 2년째인 2022년 17억원의 영업이익을 내고 흑자 전환에 성공하면서 연임에 성공했다. 작년에는 전년의 12배가 넘는 208억원의 흑자를 거뒀다. 연매출 역시 2020년 6831억원에서 지난해 9242억원으로 3년 새 35.3% 증가했다. 호실적을 연이어 낸 경영능력으로 지난해 말 임원인사에서 부사장으로 승진했다. 

올해 경영 4년째인 차 대표에겐 ‘1조 클럽’ 재입성이 관건이다. 롯데GRS는 지금의 사명으로 변경 전인 ㈜롯데리아 시절인 2016년 연매출 1조1249억원을 올렸다. 이후 내리막길을 걷다가 차 대표 체제에서 다시금 매출 성장 곡선을 그렸다.  

그는 올 들어 회사 매출의 80%가량을 차지하는 주력 롯데리아의 브랜딩 제고가 필요하다는 판단에 ‘TASTE THE FUN(재미를 맛보다)’이라는 슬로건과 새로운 BI(브랜드 정체성)를 선보였다. 불고기버거, 새우버거 등 대표 메뉴도 각각 ‘리아 불고기’, ‘리아 새우’로 이름을 바꾸며 신선한 이미지를 줬다. 

또한 ‘왕돈까스버거’, ‘오징어 얼라이브버거’, ‘불고기포텐버거’, ‘통새우크런KIM버거’ 등 이색 신메뉴들이 젊은층에게 호응을 얻으면서 그간 ‘롯데리아는 올드하다’라는 편견을 어느 정도 깼다는 평가를 얻었다. 

◇내년 하반기 미국 진출 채비
글로벌 사업에서도 롯데리아를 중심으로 긍정적인 지표를 보였다. 롯데리아는 직진출국인 베트남을 비롯해 마스터 프랜차이즈(MF)로 진출한 미얀마·캄보디아·라오스·몽골 등 동남아를 중심으로 영토를 넓혀왔다. 올해 10월 기준 베트남 250곳을 포함해 해외 매장만 559곳에 이른다. 특히 베트남 롯데리아는 지난해 연매출 약 1100억원을 달성했다. 롯데GRS 관계자는 “올 상반기 베트남 롯데리아 영업 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4.4% 늘었고 그 외 시장 매출액은 약 28% 성장했다”고 설명했다. 

롯데GRS가 지난 6월 미국 시카고 NRA 박람회에서 롯데리아 버거 시식회를 운영하는 모습. [사진=롯데GRS]
롯데GRS가 지난 6월 미국 시카고 NRA 박람회에서 롯데리아 버거 시식회를 운영하는 모습. [사진=롯데GRS]

차 대표는 버거 본토인 미국 진출 채비도 해왔다. 작년 10월 사업법인 ‘LOTTE GRS. USA’에 이어 올 2월에는 미국 캘리포니아주에 매장 사업 운영법인 ‘LOTTERIA USA’를 설립했다. 내년 하반기 미국 1호점 오픈이 목표다. 

미래 먹거리로 꼽히는 컨세션 사업도 확장 중이다. 롯데GRS는 현재 병원·공항·테마파크 등 다양한 다중이용시설 식음사업장 운영권을 가지며 관련 역량을 키우고 있다. 특히 인천공항 컨세션 사업 수주 이후 재입찰에 참여하면서 작년 11월 FB2 구역 및 FC(Food Court) 운영권을 획득한 이후 올 7월 인천공항 제2터미널에 첫 푸드코트 브랜드 ‘플레이팅3’를 선보였다. 올 상반기 컨세션 사업 매출은 지난해 동기보다 17% 성장했다. 롯데GRS는 향후 3개소를 추가 운영하는 한편 2028년에는 중부고속도로 하남드림휴게소 푸드코트로 영업력을 강화할 계획이다.

◇점점 쪼그라드는 카페사업
차 대표는 경영능력 면에서 외형과 내실 모두 잡았다고 볼 수 있다. 다만 아킬레스건을 꼽자면 ‘엔제리너스’의 침체다. 차 대표는 특화매장 출점과 리브랜딩, 다양한 컬래버레이션(협업) 등 적극적인 투자로 엔제리너스 도약에 안간힘을 썼으나 성장은 정체된 상황이다. 공정거래위원회 가맹사업정보에 따르면, 올해 2월 공개된 엔제리너스 매장 수는 2022년 기준 412곳으로 2020년 513곳과 비교해 2년 새 100여곳이 이탈했다. 이 기간 가맹점 수는 428곳에서 335곳으로 21.7% 줄었다. 3년(2020~2022년)간 신규 개점 수는 31곳인데 반해 계약 종료 매장 수는 177곳이다. 

카페 엔제리너스. [사진=박성은 기자]
카페 엔제리너스. [사진=박성은 기자]

엔제리너스는 2000년 ‘자바 커피’가 모태다. 비슷한 시기에 론칭한 토종 카페 브랜드로는 ‘투썸플레이스(2001년)’, ‘이디야커피(2001년)’, ‘할리스(1998년)’ 등이 있다. 투썸은 스타벅스와 함께 국내 카페 빅(Big)2 브랜드로서 1500여개 넘는 매장을 운영 중이다. 이디야커피는 4000호점 오픈을 앞둔 국내에서 가장 많은 카페 매장을 보유한 브랜드다. 500곳이 조금 넘는 할리스는 엔제리너스와 체급이 비슷하다고 볼 수 있으나 3년간 신규 개점 수(총 136곳)는 훨씬 많다. 

롯데GRS 관계자는 “엔제리너스는 브랜딩 강화를 위해 베이커리 및 상권에 맞춘 인테리어 개선 등으로 브랜드 체질을 개선하면서 고객 유치에 힘쓰고 있다”고 말했다.

parkse@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