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마블, 2년 부진 탈출…엔씨, 손실 500억대 '적자전환'
올해 게임업계 대규모 지각 변동이 예상된다. 넥슨과 크래프톤이 높은 성장세를 보인 반면 기존 강자들이 부진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에 따라 넥슨·넷마블·엔씨의 '3N'에서 넥슨·크래프톤의 'NK'로의 양강 구도가 펼쳐질 전망이다.
3일 게임업계에 따르면, 넥슨과 크래프톤은 각각 2024년 매출 4조원, 영업이익 1조원을 달성할 것으로 보인다. 넷마블은 2년간 지속된 실적 부진에서 탈출한다. 반면 엔씨는 적자로 예측됐다.
넥슨은 지난해 11월 4분기 예상 매출액 7605~8595억원, 예상 영업이익 마이너스(-)122억~650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자체 실적 전망을 통해 발표했다. 이 경우 2024년 넥슨의 연간 실적은 매출 4조349억원~4조1339억원, 영업이익 1조1129억원~1조1903억원을 달성할 것으로 추정된다.
이는 넥슨의 대표 IP(지적재산권) '메이플스토리'와 '던전앤파이터' 등의 글로벌 성과에 따른 것으로 분석됐다. 지난해 5월 중국에 출시된 '던전앤파이터 모바일'은 출시 10일 만에 약 1611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이를 바탕으로 3분기 중국 지역 매출은 전년(2023년) 대비 138% 성장했다. 메이플스토리 역시 현지화를 구현하는 '하이퍼로컬라이제이션' 전략을 통해 구권과 일본 등지에 전담개발팀을 구성, 3분기 해외 매출이 23% 증가했다. 또한 일본·북미·유럽·동남아 등에서도 분기 매출 기록을 경신했다.
넷마블은 2024년 연간 매출 2조6367억원(5%↑), 영업이익 2063억원(흑자전환)을 달성하며 2022년부터 2년간 이어진 실적 부진에서 벗어날 전망이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4분기 넷마블 예상 매출은 전년 동기대비 7% 감소한 6185억원, 예상 영업이익은 39% 증가한 261억원이다. 앞서 넷마블은 2022년 연매출 2조6734억원, 영업손실 1087억원, 2023년 연매출 2조5021억원, 영업손실 685억원을 기록한 바 있다.
이같은 반등은 지난해 5월 출시된 '나 혼자만 레벨업: 어라이즈(나혼렙)', '레이븐2' 등 신작 흥행 영향으로 풀이된다. 실제 나혼렙은 지난해 2분기 넷마블 총 매출의 20%를 차지하며 역대 분기 최대 매출 기록을 이끌었다.
지난해 3분기 적자전환한 엔씨는 하락세에서 빠져나오지 못할 것으로 예상됐다. 엔씨의 4분기 예상 실적은 매출 4254억원(2.82%↓), 영업손실 807억원(적자전환)이다. 연간 예상실적은 매출 1조5936억원(10.5%↓), 영업손실 541억원(적자전환)이다. 매출 4019억원, 영업손실 143억원을 기록한 3분기에 이어 2개 분기 연속 적자를 기록할 전망이다.
이는 3분기 신작 '쓰론 앤 리버티(TL)'와 '블레이드앤소울' 신규 서버 출시로 마케팅비가 전분기 대비 180% 증가한 487억원에 달하는 등 영업비용이 대폭 증가한 영향으로 풀이된다. 엔씨는 지난해 분사·희망퇴직·프로젝트 정리 등 비용 절감과 구조 개편에 나섰다.
크래프톤은 창사 이래 처음으로 연간 영업이익 1조원을 넘어설 전망이다. 크래프톤의 4분기 예상실적은 매출 6763억원, 영업이익 2665억원으로 전년 동기대비 각각 26.5%, 62.2% 증가했다. 연간 예상실적은 매출 2조7702억원, 영업이익 1조2335억원이다.
이는 대표 게임 'PUBG: 배틀 그라운드(배그)' IP 흥행 효과로 풀이된다. 배틀그라운드는 지난해 7월 진행한 람보르기니 컬래버레이션에서 단일 상품 최고 매출을 기록했고 9월 신규 맵 '태이고'와 신규 모드 '악몽에 굶주린 자들' 업데이트로 동시 접속자 89만명을 기록하며 최고 트래픽을 경신했다. 또한 배틀그라운드 모바일도 힌두어 외 추가 언어 확장과 대규모 e스포츠 대회 개최로 인도 현지 트래픽을 확대했다.
넥슨·넷마블·엔씨·크래프톤은 상승세 유지와 반등을 위해 IP를 확대할 계획이다. 넥슨은 오는 3월 출시 예정인 신작 하드코어 액션 RPG(역할수행게임) '퍼스트 버서커: 카잔'을 중심으로 '던전앤파이터' 세계관·플랫폼·시장 확장에 나선다. 넷마블은 상반기 출시 예정인 오픈월드 액션 RPG '왕좌의 게임: 킹스로드', 턴제 RPG '세븐나이츠 리버스' 등을 통해 '트랜스미디어·멀티플랫폼' 전략에 집중한다.
엔씨는 오는 2월1일 출범하는 게임 개발 스튜디오 퍼스트스파크 게임즈, 빅파이어 게임즈, 루디우스 게임즈와 AI기술 전문기업 엔씨 에이아이(NC AI)를 비롯한 '독립 개발 스튜디오'로 체제를 바꿔 신규 글로벌 IP 발굴에 나설 계획이다. 크래프톤은 배그 시리즈를 개발한 '펍지(PUBG)스튜디오', AI 게임 개발사 '렐루게임즈', 지난해 12월 설립한 '인조이(inZOI)스튜디오' 등 14개의 국내외 개발 스튜디오를 바탕으로 배그를 이을 차기 프랜차이즈 IP 발굴에 집중할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