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중은행 예대차 2년 만에 '최대'…과도한 이자장사 우려
시중은행 예대차 2년 만에 '최대'…과도한 이자장사 우려
  • 문룡식 기자
  • 승인 2024.12.30 13: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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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대 은행 모두 1%p 넘어…시장금리 떨어졌지만 대출금리 안 내려
(사진=연합뉴스)
(사진=연합뉴스)

은행권 예대금리차(예금금리와 대출금리 차이)가 크게 벌어졌다. 기준금리 인하기에 접어들어 예금금리는 빠르게 떨어졌지만, 대출금리는 가계대출 관리를 이유로 들며 내리지 않았기 때문이다.

30일 은행연합회 소비자포털에 따르면, 지난달 기준 5대(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 시중은행에서 실제 취급된 가계대출 상품(정책서민금융 제외) 예대금리차는 1.00∼1.27%포인트(p)다.

예대금리차는 은행이 돈을 빌려주고 받는 대출금리와 예금자에게 지급하는 금리 간 격차로, 은행 수익 본질적 원천이다. 예대금리차가 클수록 산술적으로 이자 장사를 통한 이익(예대마진)이 그만큼 많다는 의미다.

은행별로 보면 KB국민은행과 NH농협은행 예대금리차가 각각 1.27%p로 가장 컸다. 이어 하나은행 1.19%p, 우리은행 1.02%p, 신한은행 1.00%p 순이었다. 5대 은행 가계 예대금리차가 모두 1%p를 넘어선 것은 지난해 3월 이후 처음이다.

KB국민은행 예대차는 지난해 2월(1.48%p) 이후 가장 컸다. 신한·하나·우리은행은 모두 지난해 4월(1.02%p·1.20%p·1.22%p) 이후, NH농협은행은 올해 1월(1.50%p) 이후 최대 기록이다.

한국은행이 발표한 은행권 11월 가중평균 금리 통계에서도 신규 취급액 기준 예대금리차(1.41%p)는 2023년 8월(1.45%p) 이후 1년3개월 만에 최대 폭으로 집계됐다.

기준금리 하락 시기 예대금리차 확대는 이례적인 현상이다. 기준금리 인하 등과 함께 시장금리가 전반적으로 낮아지는 시기에는 보통 대출금리가 예금금리보다 빨리 내려 예대금리차가 줄어드는 게 일반적이다.

그러나 국내 주요 은행 예대금리차는 8월부터 지난달까지 넉 달 연속 커진 모습이다.

이는 하반기 들어 수도권 주택 거래와 관련 주택담보대출이 급증하자 대출금리 조정을 통해 가계대출을 관리한 영향으로 풀이된다. 은행들은 대출을 억제하기 위해 가산금리를 높이는 방식으로 7~8월에만 20차례 이상 대출금리를 인상했다.

반대로 예금금리는 시장금리 하락에 맞춰 재깍 낮췄다. 수신상품 금리 인하는 이달 들어서도 지속 이뤄지는 추세다. 이에 따라 12월에도 다섯 달 연속 주요 시중은행의 예대금리차가 더 커졌을 가능성이 있다.

다만 내년 초 가계대출 총량 관리 압박이 줄면서 대출 가산금리 인하 등과 함께 예대금리차가 축소될 수 있다는 기대도 나온다.

한은은 “연말보다는 은행들이 연초 가계대출 포트폴리오 관리 부담에서 벗어나는 만큼, 대출금리 인하 측면에서 지금보다는 환경이 나아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신아일보] 문룡식 기자

moon@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