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 사회는 예측할 수 없는 긴급 상황으로 가득하다. 그중에서도 심정지는 매년 수많은 생명을 앗아가는 위급한 상황으로, 단 몇 분 만에 생사가 갈리는 중대한 문제다.
구급대원으로 심정지 현장에 출동할 때마다 내 손끝에 생명이 달려있다는 사실에 긴장감과 무거운 책임감을 느낀다. 하지만 그 와중에도 주변에서 심폐소생술을 시행하는 일반인을 볼 때마다 큰 안도감과 감사함을 느낀다. 그런 분들의 신속한 대처가 환자의 생명을 구하는 데 얼마나 큰 영향을 미치는지 너무나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군산소방서에서 처리한 심정지 건수를 보면, 2020년 193건, 2021년 188건, 2022년 190건, 2023년 219건, 2024년 207건이다. 평균적으로 약 2일에 한 번꼴로 심정지 환자에 대응하고 있는 셈이다. 이는 심정지 환자 발생 빈도가 높음을 보여주는 동시에, 심폐소생술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수치라고 할 수 있다.
심정지가 발생한 후 뇌와 주요 장기에 산소 공급이 중단되면, 단 몇 분 내에 돌이킬 수 없는 손상이 발생할 수 있다. 하지만 구급대원이 도착하기 전까지 주변의 일반인이 심폐소생술을 시행한다면 생존율이 두 배에서 세 배까지 증가할 수 있다는 연구결과도 있다.
심폐소생술은 복잡한 기술이 아니며 가슴압박의 깊이와 속도만 숙지하면 누구나 실행할 수 있다. 심폐소생술의 기본 순서는 다음과 같다:
1. 상황 확인 ; 주변을 살펴보고 환자가 의식이 없으면 즉시 119에 신고하고, 만약 주위에 심장충격기가 있다면 가져오거나 도움을 요청한다.2. 호흡 확인: 환자의 얼굴과 가슴을 10초 내로 확인하여 호흡이 없거나 비정상적이면 즉시 압박을 시작한다. 비정상적 호흡 상태를 평가하기 어렵다면 119구급상황요원의 도움을 받을 수 있다. 3. 가슴압박 : 환자의 가슴뼈(흉골) 아래쪽 절반 부위에 손꿈치를 놓고, 양팔을 곧게 펴서 5~6cm 깊이로 100~120회/분 속도로 압박한다. 4. 계속 반복 : 압박을 중단하지 않고, 도움 오는 사람에게 교대하면서 계속한다.
일반인 심폐소생술에서 인공호흡을 하지 않는 이유는 감염의 위험성과 더불어, 인공호흡 없이 가슴압박만으로도 혈액 순환을 유지하고, 생명을 구하는 데 충분히 효과적이기 때문이다.
심정지 상황에서는 ‘시간이 생명을 구한다’는 사실을 명심해야 한다. 구급대원이 도착하기 전, 주변 사람들의 신속한 심폐소생술이 환자의 생존율을 높이는 가장 중요한 열쇠가 된다. 우리는 모두 생명을 구할 수 있는 힘을 가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