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경기 침체 우려 등으로 외국인 투자자들이 한국 증시에서 발을 빼고 있다. 이달 들어서만 2조원 넘게 매도했다.
다만 대내외 불확실성만 해소된다면 외국인 투자자들이 재유입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8일 한국거래소 등 관련 업계에 따르면, 외국인 투자자들은 이달 2일부터 6일까지 2조840억원어치 매도했다.
유가증권시장에서는 1조8930억원, 코스닥에서는 1910억원을 팔아치웠다.
외국인 투자자들은 6월(5조2690억원)과 7월(1조7150억원)에 매수세를 보였지만, 지난달(2조8560억원)부터는 국내 주식을 정리하는 모습을 보였다.
미국 경기침체 우려와 금리 변동 가능성 등에 투자심리가 위축되며 국내 증시에서 외국인들이 떠나고 있다.
미국 8월 제조업지표(PMI)는 47.2포인트(p)를 기록했다. 이는 시장전망치(47.5p)를 하회한 수치로 PMI는 5개월 연속 위축세를 보였다.
미국 부진한 고용지표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7월 구인 건수는 767만건으로 전월 790만건(810만건에서 수정) 대비 23만건 줄었다. 다우존스가 집계한 전문가 전망치(810만건)도 밑돌았으며 2021년 1월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실직자 1인당 일자리 수도 1.07개로 코로나19 사태 이전 평균 1.22개보다 적었다.
아울러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오는 17∼18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빅컷(0.50%p)을 단행할지, 통상 수준의 0.25%p 인하를 할지 시장 의견이 분분하다.
이와 함께 인공지능(AI) 산업의 추가 성장에 대한 의문을 비롯한 미국 대선과 중동 정세 등 불확실성도 국내 증시 이탈에 한 몫했다.
이에 코스피는 이달 5.04% 떨어졌으며, 코스닥도 8.08% 하락했다.
다만 증시 전문가들은 앞으로 경기 침체 우려 완화 등 거시 경제 불확실성이 제거되면 외국인 투자자들이 국내 증시로 다시 돌아올 것으로 전망했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최근 증시 하락은 제조업 PMI 지표 예상치 하회가 경기 침체 우려를 재점화한 결과"라며 "경기 침체 우려 완화와 물가안정, 통화정책 기대로 코스피의 기술적 반등 예상된다"고 말했다.
이어 "직전 고점인 2720 회복 여부에 따라 향후 코스피가 박스권에서 등락을 보일지, 한차례 레벨다운이 전개될지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며 "또 애플 최초의 AI 탑재 디바이스인 아이폰16 출시 예정으로 AI기능 기대로 전작 대비 판매 호조가 예상되는 가운데, 국내 IT 밴더사들의 수혜 가능성 확대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더불어민주당이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ISA)에 해외 주식에 직접 투자할 수 있도록 관련 법 개정을 추진계획을 밝혔다. 해당 개정안이 추진된다면 국내 투자자들이 상대적으로 수익률이 높은 해외 투자로 이동할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국내 증시 불확실성이 더 가중될 것으로 추측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