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매량 감소세 지속…가격 상승 폭도 축소
기준금리 인하에도 서울 아파트 시장 관망세가 더 짙어진 모습이다. 대출 규제 여파가 매수 심리를 빠르게 위축시키면서 매매량은 감소세를 이어갔고 가격 상승 폭도 계속해서 줄어들고 있다. 다만 전문가들은 공급 부족 이슈와 기준금리 인하가 이어지면서 대출 규제 영향력이 점차 줄어들 것으로 봤다.
31일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이달 서울 아파트 매매 거래량은 1898건으로 집계됐다.
거래 등록 신고 기한이 한 달여 남았지만 연중 최대를 기록했던 지난 7월 9039건 대비 21% 수준이고 8월 6344건에 비해서도 30%에 불과하다.
이 같은 매매량 감소는 스트레스 DSR(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 2단계 적용과 은행권 대출 조이기 등 대출 규제 여파가 영향을 미치면서다. 한국은행이 이달 기준금리를 0.25%p 인하했지만 대출 한도가 줄면서 매수자들의 자금 조달 여력이 낮아진 반면 매도자들은 올라간 호가를 그대로 유지하다 보니 거래가 원활하게 이뤄지지 못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송승현 도시와경제 대표는 "우선 아파트값이 많이 오른 게 큰 배경"이라며 "(가격 수준이 높아지면서) 이탈하는 수요를 채우기 위해선 금융이 필요한 데 대출을 안 해주다 보니까 거래량이 축소되고 있고 매수세보단 더 관망하는 모습"이라고 말했다.
짙어진 관망세 속에 직전 거래에 비해 가격이 오른 상승 거래도 줄고 있다. 직방에 따르면 9월 서울 아파트 매매 거래 중 상승 거래 비중은 48.5%로 나타났다. 서울 아파트 상승 거래 비중은 올해 6월 50.3%로 절반을 넘긴 후 7월 52.1%, 8월 52.5%로 석 달 연속 증가했다가 지난달 절반 밑으로 떨어졌다. 지역별로는 서울 25개 자치구 중 중구와 송파구, 양천구, 강서구를 제외한 21곳에서 상승 거래 비중이 감소했다.
이에 가격 상승 폭 역시 둔화세를 보인다. 한국부동산원 시계열 통계를 보면 8월 둘째 주 0.32% 올랐던 서울 아파트값은 이후 추세적으로 오름폭을 줄이며 지난주엔 0.08% 상승에 그쳤다.
매수 심리도 빠르게 식어가는 모습이다. 부동산원의 서울 아파트 매매수급지수는 지난주 100.6으로 전주 대비 0.4p 내리며 3주째 하락세다. 이 지수는 8월 둘째 주 104.8을 기점으로 추세적 하락을 지속하고 있다.
다만 전문가들은 내년에도 공급 부족 이슈가 계속되고 기준금리 인하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은행들의 자체적인 대출 규제 영향력이 점차 상쇄될 수 있을 것이라는 관측을 내놨다.
김인만 김인만부동산경제연구소장은 "내년에도 스트레스 DSR 관리는 하겠지만 지금처럼 은행들이 자체적으로 대출 문턱을 올리는 건 힘든 상황이 되지 않을까 싶다"며 "전방위적인 압력은 쉽지 않지 않을 것"이라고 봤다.
송승현 대표는 "한 번 정도의 기준 금리 인하로는 영향력이 적은 모습"이라며 "내년에 한두 차례 정도 더 (기준금리가) 내려가게 된다면 대출 규제를 일정 부분 상쇄할 수 있지 않을까 한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