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침묵' 이재용…55주년엔 입 열까, 아니면 경고없이 조직개편?
'침묵' 이재용…55주년엔 입 열까, 아니면 경고없이 조직개편?
  • 장민제 기자
  • 승인 2024.10.29 16: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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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월1일 삼성전자 55년, 이 회장 대신 한종희·전영현 전면 예상
이 회장 등기이사복귀·컨트롤타워부활이냐, 전문경영인 체제냐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사진=장민제 기자]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사진=장민제 기자]

경영위기 속에서도 침묵한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삼성전자 창립 55주년(11월1일)엔 메시지를 내놓을지 이목이 집중된다. 하지만 앞서 ‘고 이건희 선대회장 4주기’(10월25일), ‘회장취임 2주년’(10월27일)에서도 말을 아낀 만큼 메시지 없이 인사·조직개편 등 실체적 행동으로 경영방향을 제시할 것으로도 예상된다.

29일 재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내달 1일 창립 55주년 기념일을 맞는다. 

이 회장은 최근 공개석상에 수차례 나왔지만 ‘삼성 경영 위기설’에 대한 입장을 밝히진 않았다. 그는 지난 21일 이건희 선대회장 소아암 지원사업 기념식에 홍라희 전 삼성미술관 리움 관장과 함께 참석했지만 ‘쇄신책’ 등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지 않았다. 특히 지난 25일 ‘고 이건희 선대회장 4주기 추도식’ 직후 진행된 사장단 오찬에서도 특별한 경영메시지를 전달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회장 취임 2주년인 지난 27일에도 메시지 없이 외부 일정만 소화했다. 이 회장은 이날 용인 에버랜드 스피드웨이에서 열린 ‘현대N x 토요타가주 레이싱 페스티벌’에 참석해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 조현범 한국앤컴퍼니그룹 회장, 토요다 아키오 토요타자동차 회장과 회동했다.

다만 그동안 창립기념일엔 최고경영자(CEO) 메시지만 공개됐던 만큼 이 회장이 전면에 등장할 가능성은 낮다. 한종희 부회장 또는 전영현 부회장이 나서서 쇄신 의지를 다질 것으로 보인다.

일각에선 이 회장이 그동안 ‘기술 중심’의 경영철학을 꾸준히 제시했던 만큼 더 이상의 메시지 없이 연말 예정된 인사 조직 개편으로 보여주지 않겠냐는 시선이다. 

이 회장은 지난 2020년 6월 화성사업장에서 열린 반도체 연구소 간담회에서 “미래 기술을 얼마나 빨리 우리 것으로 만드느냐에 생존이 달려있다”고 강조했다. 또 △2021년 1월 삼성리서치 사장단 회의에서 “미래 기술 확보는 생존의 문제” △2022년 유럽 출장 후 취재진들과 만나선 “첫 번째는 기술, 두 번째도 기술, 세 번째도 기술”이라고 언급했다. 그는 올해 1월 서울 R&D 캠퍼스에 들러 “새로운 기술 확보에 우리의 생존과 미래가 달려있다”고 말했다. 9월엔 프랑스에서 열린 국제기능올림픽 폐회식을 들러 국가대표선수단들에게 메달을 수여하며 기술인재를 격려했다.

하지만 그동안 ‘기술’을 강조한 이 회장의 의지와 달리 현재 삼성전자는 ‘기술’면에서 뒤쳐지고 있다. 인공지능(AI) 시대를 맞아 급격히 증가한 HBM(고대역폭메모리) 시장에서 SK하이닉스에 선도 지위를 내줬고 파운드리 부문에선 1위인 TSMC와 격차를 줄이지 못하고 있다. 내부적으론 엔지니어 보다 재무가 우위에 있다는 비판과 함께 건전한 토론문화가 사라지고 보신주의만 만연하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실적이 부진한 사업부 개편을 넘어 기업문화 개선도 과제로 다가온 셈이다. 이에 올 연말 인사 폭과 조직 개편 규모는 이전보다 클 것으로 예상된다.

이재용 회장 스스로의 거취도 도마에 오른다. 우선 이 회장이 책임경영 차원에서 등기임원에 복귀하고 그룹 컨트롤타워의 부활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찬희 삼성준법감시위원장은 최근 발간한 준감위 연간 보고서를 통해 “경영 판단의 선택과 집중을 위한 컨트롤타워의 재건, 조직 내 원활한 소통에 방해가 되는 장막의 제거, 최고 경영자의 등기 임원 복귀 등 책임경영 실천을 위한 혁신적인 지배 구조 개선이 있어야 한다”고 밝혔다.

반면 한국기업거버넌스포럼은 “이 회장이 4세 경영 포기를 선언한지 4년이 지났다”며 “모든 공식 타이틀을 내려놓고 뛰어난 엔지니어 출신의 전문경영인에게 경영에 관한 전권을 넘기는 시나리오를 준비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jangstag@shina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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