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성현 대표, 롯데마트 선봉장 지위 유지할까
강성현 대표, 롯데마트 선봉장 지위 유지할까
  • 김소희 기자
  • 승인 2024.10.29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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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 임원인사로 부임, 2023년 재신임…내년 3월 만료
조직 재정비 수익 개선…'제타플렉스·그랑 그로서리' 론칭
2022년 흑자전환했지만 매출 감소세…마트 3위 못 벗어나
강성현 롯데마트·슈퍼 대표와 제타플렉스 서울역점 내부. [사진=롯데, 김소희 기자, 그래픽=전정민 기자]
강성현 롯데마트·슈퍼 대표와 롯데마트 제타플렉스 서울역점 내부. [사진=롯데, 김소희 기자, 그래픽=전정민 기자]

강성현 롯데마트 대표는 부임 후 ‘그로서리(식료품)’에 방점을 찍은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선보였다. 이 같은 전략이 어느정도 적중하면서 그로서리와 관련한 긍정적인 지표들도 나왔다. 그럼에도 롯데마트는 ‘대형마트 업계 만년 3위’라는 꼬리표를 떼진 못했다. 내년 3월 임기 종료를 앞둔 강 대표 거취에 관심이 쏠리는 분위기다. 

29일 업계에 따르면, 강성현 대표는 롯데그룹의 ‘2021년 임원인사’에서 롯데마트 수장으로 선임됐다. 당시 ‘정통 롯데맨’이 아니었던 강 대표가 그룹에 합류한 지 약 10년 만에 롯데마트 수장으로 발탁됐다는 점에서 이목을 끌었다. 강 대표는 이듬해 임원인사에서 부사장으로 승진한 데 이어 작년 임원인사에서는 다시 신임을 얻었다. 강 대표의 등기상 임기는 2025년 3월28일이다.

강 대표의 승진과 재신임은 마트와 슈퍼 몸집을 줄이는 대신 사업의 지속성에 초점을 맞춰 체력을 키운 것이 주효했다. 대표적으로 인력·점포의 슬림화다. 강 대표는 취임 첫 해였던 2021년 3월 10년차 이상 정직원을 대상으로 희망퇴직을 실시했다. 창사 23년 만에 처음이었다. 강 대표는 이후 두 차례 더 희망퇴직을 단행했다. 아울러 실적이 악화된 점포 문을 닫았다. 강 대표는 2022년 롯데슈퍼와 통합을 이뤄내면서 인력 구조조정과 저효율 점포를 정리했다.

이에 롯데마트의 국내 점포 수는 2019년 125개점에서 올해 상반기 말 111개점으로 감소했다. 같은 기간 롯데슈퍼 점포 수는 521개점에서 356개점으로 150개 이상 줄었다.

강 대표는 사업 포트폴리오도 재조정했다. ‘롭스’가 로드숍 대신 롯데마트 내 한 카테고리로 바뀐 것도 그 일환이었다. 특히 ‘넘버원(No.1) 그로서리 마켓’을 비전으로 삼고 그로서리 전문점으로의 전환에 페달을 밟고 있다. 오프라인 채널만의 차별화된 핵심 경쟁력이 ‘그로서리’여서다.

강 대표 체제에서 론칭한 그로서리 전문점은 ‘제타플렉스’와 ‘그랑 그로서리’다. 제타플렉스는 ‘여기에 없으면 어디에도 없다’는 콘셉트로 일반 점포와 비교해 30% 많은 품목 수와 다양한 상품군별 전문매장으로 꾸려졌다. 잠실점과 서울역점은 제타플렉스로 리뉴얼된 뒤 매년 성장세다. 올해도 각각 5%, 20%가량 매출이 늘었다.

롯데마트 그랑 그로서리 은평점 농산 매장 전경. [사진=롯데쇼핑]
롯데마트 그랑 그로서리 은평점 농산 매장 전경. [사진=롯데쇼핑]

그랑 그로서리는 매장의 90%를 식료품으로 채운 점포로 총 44미터(m) 길이에 달하는 국내 최대 규모의 ‘롱 델리 로드’가 포인트다. 은평점은 지난해 12월28일 그랑 그로서리로 재단장됐다. 은평점의 올해 10월24일까지 매출과 고객 수는 전년 동기간 대비 10%가량 늘었다. 신선·즉석조리 상품군 매출은 30% 늘었다. 강 대표는 내년에 그랑 그로서리 서울 천호점과 경기 구리점을 신규 오픈한다는 계획이다. 5년 만의 출점이다.

강 대표의 이 같은 전략은 롯데마트 전체 영업이익 상승이라는 성과로 나타났다. 롯데마트의 영업손익(2022년 11월 통합 전까지 별도 집계된 슈퍼 데이터는 단순합산)은 강 대표의 부임 전인 2020년 33억원 적자에서 첫 해인 2021년 37억원 적자를 거쳐 2022년 429억원 흑자, 2023년 1129억원 흑자로 전환됐다. 수익을 창출할 수 있는 체질로 개선된 것이다. 올해 상반기에도 516억원의 영업이익을 냈다.

대신 외형은 쪼그라들다보니 이마트, 홈플러스에 이어 대형마트 3위에 머물렀다. 실제 롯데마트 매출은 2020년 7조8225억원에서 2023년 7조410억원으로 줄었다. 올 상반기는 3조4607억원으로 전년보다 1.7% 감소했다. 대형마트 순위를 매길 때는 할인점 매출을 기준으로 한다. 이를 적용하면 롯데마트는 지난해 5조7347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유통 라이벌 신세계그룹의 이마트는 12조871억원의 매출을, 홈플러스는 6조9315억원(2023년 회계연도인 2023년 3월1일~2024년 2월29일)의 매출을 각각 올렸다.

상황이 이러하자 업계 안팎에서는 수익성이 좋아지고 있을뿐더러 그로서리 사업 안정화를 위해 강 대표가 연임할 것이라는 관측과 2위 도약을 위한 분위기 쇄신 차원의 깜짝 인사가 있을 것이라는 시각이 함께 존재한다.

업계 한 관계자는 “(강 대표가 부임한 후) 롯데마트가 군살을 빼면서 흑자 전환했지만 외형 축소는 막지 못했다”며 “인사는 어떤 추측도 하기 어렵다. 실제 나오기 전까지는 전혀 알 수 없다”고 말했다.

ksh333@shina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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