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수펑크’ 메우려 올해도 기금 끌어다 쓴다…외평·주택기금 16조원 동원
‘세수펑크’ 메우려 올해도 기금 끌어다 쓴다…외평·주택기금 16조원 동원
  • 문룡식 기자
  • 승인 2024.10.28 14: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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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이어 2년째…가용 재원 최대한 활용
교부금 감소분 9.7조 중 6.5조원 집행 보류
(사진=픽사베이)
(사진=픽사베이)

정부는 30조원에 달하는 세수 결손을 메우기 위해 외국환평형기금(외평기금)과 주택도시기금에서 최대 16조원을 투입한다. 내국세에 비례해 지급되는 지방교부세·교육재정교부금도 당초 계획보다 6조원 이상 줄어들 전망이다.

세수 부족분을 채우기 위해 추가 국채 발행 없이 가용 재원을 최대한 끌어다 쓰는 방향으로 가닥을 세운 모습이다.

기획재정부는 28일 국회에서 열린 기획재정위원회 종합 국정감사에서 ‘2024년 세수 재추계에 따른 재정 대응 방안’을 보고했다.

기재부가 지난달 발표한 세수 재추계에 따르면 올해 국세수입은 337조7000억원으로 세입예산(367조3000억)보다 29조6000억원 부족할 것으로 예상됐다. 지난해(56조4000억원 결손)에 이어 2년 연속 세수 결손이다.

기재부는 세수 결손에 대응하기 위해 법에서 정한 원칙에 따라 공식적으로 감액추경을 통해 지출을 줄이거나 세입 감액추경을 통해 국채발행한도를 높이는 방안은 고려하지 않는다는 입장이다.

이를 위해 정부는 △기금·특별회계 가용 재원 14조~16조원 △지방교부세·교부금 배정 유보를 통한 6조5000억원 △통상적 불용액 7조~9조원을 활용할 계획이다.

우선 지난해 이월된 공공자금관리기금에서 4조원 규모 여유재원을 활용해 재정사업 지출에 활용한다. 외평기금 4조~6조원은 외환시장 대응 여력을 훼손하지 않는 범위 내에서 공자기금으로 향하는 예탁금을 일부 축소하는 방식으로 사용한다.

최상목 경제부총리 겸 기재부 장관은 지난달 국회 기재위 현안보고에서 외평기금 활용 계획에 대해 “검토하고 있지 않다”고 밝혔다. 지난해와 달리 세수 부족분을 메우기 위해 외평기금을 동원하지는 않겠다는 의미였지만, 결국 입장을 바꾼 모습이다.

이와 관련해 정부는 지방교부세와 교육교부금 감소를 줄이기 위해 외평기금 활용이 불가피했다고 설명했다.

외평기금은 환율이 급등락하면 달러나 원화를 사고팔아 환율을 안정시키는 역할을 한다. 지난해에는 세수 부족분을 메우기 위해 강(强)달러 대응 과정에서 외평기금 20조원을 활용했다.

청약통장 납입금 등으로 조성된 주택도시기금의 여유재원 2조~3조원과 국유재산관리기금 3000억원도 세수 부족분을 채우기 위해 투입된다.

지방교부세·교부금은 재추계에 따른 감소분 9조7000억원 중 3조2000억원은 교부하고, 6조5000억원가량 집행을 보류하는 방식으로 사실상 감액된다.

정부는 국가재정법에서 효율적 국가재정 운용을 위해 회계·기금 간 여유재원의 통합적 활용을 허용하고 있다는 점을 근거로 들며 기금 여유재원을 활용하는 것이 적절하다는 의견을 내놨다.

또한, 국채를 발행할 경우 미래세대 부담이 커지고 대외신인도, 물가·금리에 부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는 만큼 자체 내에서 여유재원을 가지고 대응을 한다는 입장이다.

moon@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