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형외과 1곳당 평균 6억7700만원 수익…소아청소년과는 2억8400만원
소아청소년과 병의원 진료를 받기 위해 이른 아침부터 줄을 서는 이른바 '소아과 오픈런'이 사회적 문제로 대두되는 가운데 최근 5년 사이 전국 정형외과(의원급)가 472개소 늘어난 반면 소아청소년과는 46개소가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소아청소년과 1곳이 폐원할 때 정형외과 10곳은 새로 개원한 셈이다.
급여매출액(총진료비·공단부담금+본인부담금) 역시 필수의료 과목에 비해 인기 과목에서 더 높게 나타나면서 소위 돈이 안 되는 진료과목의 개원 기피 현상에 무게를 싣는 모양새다.
13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여당 간사인 김미애 국민의힘 의원이 국민건강보험공단으로부터 제출받은 '진료과목별 개원의 증감 현황 및 매출액 현황' 자료에 따르면 올해 7월 기준 필수의료 과목인 소아청소년과는 2182개소로 2019년(2228개소)보다 46개소 감소했다.
소아청소년과는 2020년 2159개소, 2021년 2115개소로 각각 전년보다 3.1%, 2.0% 줄면서 하향 곡선을 그렸다. 2022년 2137개소, 지난해 2155개소로 소폭 증가하기도 했지만 다른 과에 비해선 현저히 낮은 수치다.
일반외과는 1059개소로 2019년(993개소)보다 66개소 늘어나는 데 그쳤고 흉부외과도 60개소로 5년 전(51개소)보다 겨우 9개소 늘었다.
반면 인기 진료과목으로 꼽히는 정형외과는 7월 기준 2645개소로 집계됐다. 2019년 2173개와 비교하면 472개소나 증가했다.
성형외과도 같은 기간 1183개소로 5년 전(1011개소)보다 172개나 늘었다. 안과도 114개소 늘어난 1742개소로 조사됐으며 이비인후과(2729개소)도 2019년(2525개소)보다 204개소 증가했다.
개원의들이 비급여 항목이 상대적으로 적은 외과, 흉부외과, 소아청소년과 등 필수의료 과목보다 비급여 항목이 높은 안과, 성형외과, 정형외과 등을 선호하는 경향도 짙어지고 있다.
비급여 항목은 건강보험이 적용되지 않아 병원이 자유롭게 가격을 정할 수 있기 때문에 급여 항목이 많은 진료과목보다 더 높은 수익이 보장된다.
자료에 따르면 비급여매출액을 제외한 급여매출액에서도 필수의료 과목과 인기 과목 간 차이는 크게 벌어졌다.
올해 1~7월 소아청소년과 2182개소에서 벌어들인 급여매출액은 6201억원인 데 반해 정형외과 2645곳의 급여매출액은 1조7912억원으로 1곳당 평균 6억7700만원의 수익을 창출했다. 소아과 1곳당 평균 급여매출액이 2억8400만원 수준인 것과 비교하면 2배가 훌쩍 넘는 격차가 발생한다.
또 필수의료 과목인 일반외과 1059개소에서 4956억원의 급여매출액을 올린 반면 안과는 1742개소에서 총 1조4916억원의 급여매출액을 기록했다.
성형외과 1183개소의 급여매출액은 378억원에 그쳤지만, 이는 진료과목 특성상 비급여 항목이 대부분이기 때문인 것으로 나타났다.
김 의원은 "젊은 의사들이 필수의료 분야에 비전을 가질 수 있도록 필수의료에 대한 공정하고 충분한 보상이 이뤄질 수 있도록 제도 개혁, 구조개혁을 완성해야 한다"면서 "현재의 필수의료위기는 불공정한 의료 생태계에서 원인을 찾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