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퇴자금 마련을 위해 재편된 업계 공동 투자상품 '디딤펀드'가 발매 첫 달 285억원의 자금을 모으며 '선방'한 것으로 나타났다.

13일 펀드평가사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디딤펀드 25개의 지난 10월 한 달간 신규 운용설정액은 총 285억200만원을 기록했다.

타깃데이트펀드(TDF) 173개 설정액은 같은 기간 총 3901억400만원 증가했다.

1개 펀드당 평균 유입액은 디딤펀드가 TDF의 약 51% 수준으로 디딤펀드가 11억4000만원, TDF는 22억5500만원이었다.

디딤펀드 가운데서는 흥국자산운용의 '흥국디딤연금플러스'(200억8100만원)가 한 달간 유입액이 가장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어 '신한디딤글로벌EMP'(28억6600만원), '이스트스프링디딤글로벌리더스40'(18억9600만원), '삼성디딤밀당다람쥐글로벌EMP'(9억8100만원) 순이었다.

디딤펀드는 올해 9월말 금융투자협회 주도에 따라 자산운용사 25곳이 '1사 1펀드' 원칙으로 출시한 상품이다. 기존에 있던 자산 배분 펀드를 은퇴 대비 용도로 재편했다. 브랜드명 '디딤'은 은퇴 준비의 탄탄한 '디딤돌'이 되겠다는 의미를 담았다.

디딤펀드는 주식 등 수익성 종목과 국고채 등 안전 자산에 나눠 투자하기 때문에 예·적금 같은 원금 보장 상품보다 수익성이 높고 TDF나 상장지수펀드(ETF)보다는 안정 지향적이라는 특징이 있다.

업계에서는 디딤펀드가 출시 초기의 불리한 여건을 고려할 때 선방한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 

최대 경쟁 상품으로 꼽히는 TDF의 경우 2011년 국내 도입으로 더 높은 인지도를 가졌고 퇴직연금 디폴트옵션(사전지정운용제도)에 포함되면서 자금 유치도 더 유리하기 때문이다.

디폴트옵션은 퇴직연금 가입자가 별도 운용지시를 하지 않아도 사전에 지정한 방법으로 연금이 운용되도록 하는 제도다. 

디딤펀드는 아직 운용 기록이 적어 디폴트옵션에 들어가지 못한 상태다.

업계 관계자는 "연금 상품은 '반짝 실적'보다 꾸준함이 더 중요하다"며 "퇴직연금 실물이전(연금상품 금융사 갈아타기)이 시작되면서 신규 연금 상품에 대한 수요가 늘어나고 디딤펀드가 잘 안착하면 디폴트옵션 포함도 무난히 될 것으로 보이는 만큼 앞으로 상황을 더 잘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신아일보] 권이민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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