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려울수록 함께 해야죠"…기부자 급증
"어려울수록 함께 해야죠"…기부자 급증
  • 고아라·전호정 기자
  • 승인 2014.12.14 16: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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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 ↓ 개인 ↑… 이웃 배려 사회 분위기 조성
▲ 구세군 자선냄비 모금이 시작된 1일 오후 서울 명동거리에서 한 아이가 엄마의 도움을 받아 자선냄비에 돈을 집어 넣은 뒤 사관들을 향해 손을 흔들고 있다.(사진=연합뉴스)

"어려울 때 일수록 함께 해야죠" 불황에도 올 한 해 기부자와 기부액이 크게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의 기업 후원은 줄었지만, 개인의 '십시일반' 기부가 증가하면서 그 부족분을 메웠다.

14일 주요 자선·구호 단체 등에 따르면 세월호 희생자를 위한 기부금이 많았지만, 참사의 슬픔을 공유하는 과정에서 형편이 어려운 이웃을 배려하는 사회 분위기가 조성됐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올 한해 이들 단체를 통해 이뤄진 기부와 후원은 작년보다 대부분 증가했다.

아름다운재단은 1∼10월 누적 기부액이 작년 같은 기간보다 22억원가량 늘었다고 밝혔다.

이 기간 신규 기부자 수는 4만7000명으로 작년(4000명)보다 12배가량 증가했다.

유니세프는 신규 후원자 수가 작년과 비슷하지만 모금액은 10%가량 늘었다.

굿네이버스 역시 11월까지 누적 기부액이 작년 같은 기간보다 13%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월드비전은 작년 한 해 약 42만명이었던 후원자가 올해는 벌써 전년치를 훌쩍 넘어선 약 54만명으로 집계됐다.

연말연시에 집중적으로 모금 활동이 이뤄지는 사회복지공동모금회의 이웃 돕기 모금도 예년보다 더욱 활발하다.

지난달 20일부터 시작된 공동모금회의 '희망 2015 나눔캠페인'에는 이달 10일까지 1127억6915만여원의 성금이 모였다.

이는 작년 같은 기간 누적액인 1125억원에 비해 2억원가량 많은 액수다.

공동모금회 관계자는 "작년과 비슷한 수준으로 순항하고 있어 무난하게 올해 목표액인 3천268억원을 달성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올해 주요 단체들의 기부 현황을 보면 불황 탓에 기업 후원은 대체로 줄었지만 개인 기부는 증가한 것이 눈에 띈다.

월드비전은 전체 후원 가운데 기업 후원이 차지하는 비중이 작년 한 해 2.6%에서 올해 1∼11월 2%로 감소세를 보였다.

월드비전 관계자는 "올해는 기업들의 신규 후원 문의 건수도 작년보다 약 10∼20% 줄었다"고 설명했다.

기아대책은 작년에는 새롭게 파트너가 된 기업 모두 후원을 했지만, 올해는 절반가량은 약속을 지키지 못했다고 전했다.

푸르메재단의 경우 1∼11월 기준으로 올해와 작년을 비교했더니 기업 기부는 반 토막이 난 반면 개인 기부는 28% 늘어났다.

아름다운재단도 전체 기부금 중 기업이 차지하는 비중이 작년 26%에서 올해 24%로 소폭 하락했다.

올해 개인 기부가 늘어난 것은 세월호 참사의 영향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한 단체 관계자는 "올해는 아무래도 경기침체 때문에 기업 후원은 줄었지만 세월호 참사로 어려운 이웃을 돕는 분위기가 확산해 개인 기부가 늘어났고, 공동모금회와 유니세프 등은 실제로 세월호 희생자를 위한 별도 모금을 했다"고 말했다.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한 온라인 홍보가 늘고 자신의 관심사와 맞는 분야에 집중적으로 기부하는 '목적 기부' 확산도 한 원인이라는 분석이다.

굿네이버스 관계자는 "다양한 주제로 마련되는 캠페인에 공감하면서 특정 목적을 가진 기부에 참여하는 시민이 늘어나는 추세"라고 설명했다.

[신아일보] 고아라·전호정 기자 ara@shinailbo.co.kr, jhj@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