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분기 만에 11조원…대형 건설사 도시정비 수주 '쑥'
1분기 만에 11조원…대형 건설사 도시정비 수주 '쑥'
  • 남정호 기자
  • 승인 2025.03.31 12: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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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년 전보다 2.8배로 급증…'1조 클럽' 이상 5곳
활성화 정책 속 공사비도 안정세…사업 속도↑
서울시 종로구 재개발 현장(*기사 특정 내용과 무관). (사진=신아일보DB)
서울시 종로구 재개발 현장(*기사 특정 내용과 무관). (사진=신아일보DB)

10대 건설사들이 1분기 만에 도시정비 시장에서 11조원 규모 수주고를 올렸다. 부동산 경기 침체와 원가 부담이 있었던 작년 동기 대비 2.8배로 급증한 수준이다. 석 달 만에 도정 사업에서 1조원 이상을 수주한 회사들이 5곳에 달한다. 정부의 도정 활성화 정책에 사업 속도가 빨라지고 공사비도 안정적인 모습을 보이면서 미분양 리스크가 상대적으로 작은 도정 사업에 적극적인 행보를 보이는 모습이다.

31일 시공능력평가 상위 10대 건설사들에 따르면 이들 회사는 올해 1분기 재건축과 재개발, 리모델링 등 도시정비사업(이하 도정) 부문에서 총 11조3702억원 규모 사업을 수주했다.

이는 작년 같은 기간 10대 건설사 도정 수주액 3조9994억원 대비 2.8배 수준으로 급증한 수치다. 지난해 12개월간 거둬들인 도정 수주액의 40% 이상을 석 달 만에 채웠다. 10대 건설사 중 6곳이 연간 도정 수주 최대 실적 기록을 갈아치우는 등 역대 최대 기록을 달성한 2022년(1분기 7조612억원)보다도 61% 많다.

작년 초 주요 건설사들은 전년부터 이어져 온 부동산 시장 침체와 자잿값, 인건비, 대출금리 인상 등에 따른 매출원가 부담 증대에 수익성을 우선한 선별 수주에 나섰다. 

그러다 정부가 도정 사업 활성화 정책을 잇달아 내놓자 사업을 추진하는 조합이 시공사 선정 등 사업 속도를 높였다. 건설사들도 조합원 물량과 입지적 장점 등으로 비교적 분양이 수월하고 미분양 리스크가 작은 도정 물량 확보에 더욱 적극적으로 나서는 모습이다. 

여기에 최근 공사비가 안정적인 흐름을 보이는 것도 도정 사업의 리스크를 줄이는 데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한국건설산업연구원이 발표한 올해 1월 건설공사비지수는 1년 전보다 0.9% 올랐다. 

박철한 한국건설산업연구원 연구위원은 "안정적이고 장기적으로 끌고 갈 수 있는 사업들을 찾다 보니 도정 사업으로 쏠린 것 아닌가 생각된다"며 "앞으로 공사비 안정화에 대한 기대도 있다 보니 그게 수주로 인식된 게 아닌가 생각된다"고 말했다. 

올해 1분기 가장 많은 도정 수주고를 올린 건설사는 3조5560억원 규모 사업을 쓸어 담은 삼성물산이다. 작년 한 해 도정 수주액(3조6398억원)의 97.7%를 1분기 만에 채웠다. 삼성물산은 지난 1월 현대건설을 제치고 1조5695억원 규모 '한남4구역 재개발' 사업을 확보한 뒤 △송파 대림가락 재건축(4544억원) △방화6구역 재건축(2416억원) △송파 한양3차 재건축(2595억원) △신반포4차 재건축(1조310억원)을 더 따냈다.

삼성물산의 뒤를 △부산 수영1구역 재개발(6374억원) △중화5구역 공공재개발(6498억원) △봉천14구역 재개발(6275억원) △상계5구역 재개발(2802억원) 등 2조1949억원 규모 사업을 확보한 GS건설이 쫓는다.

롯데건설(1조8321억원)과 포스코이앤씨(1조4532억원), 현대건설(1조783억원)도 1분기 만에 도정 수주 1조 클럽에 이름을 올렸다. HDC현대산업개발(8565억원)과 DL이앤씨(3993억원)도 올해 신규 도정 사업에 깃발을 꽂았다.

반면 대우건설과 현대엔지니어링, SK에코플랜트는 아직 올해 마수걸이 수주를 하지 못했다.

south@shina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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