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폭력혐의 수사 중 숨진 채 발견… 권성동 "안타까운 죽음"
이수정 "이런 방법 밖에 없나"… 하태경 "정치적 추억 회상"
원조 '윤핵관'(윤석열 대통령의 핵심 관계자)으로 평가받던 3선 출신 장제원 전 국민의힘 의원이 성폭력 혐의로 경찰 수사를 받던 중 사망한 가운데, 여권 내에서는 신중한 애도의 분위기가 감지된다.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1일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우선 안타까운 죽음에 대해서 마음 아프게 생각한다"며 "국회 일정을 감안해 봐야하지만, 가능하면 조문하러 갈 생각"이라고 말했다.
김희정 의원은 BBS라디오 '신인규의 아침저널'에서 "속보를 통해 사망 소식을 접했는데, 정말 가짜뉴스 그런 거였으면 좋겠다는 심정으로 뉴스를 봤다"며 "고인에 대해서는 이런저런 추측성 말로 고인의 명예를 훼손하지 않았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말했다.
국민의힘 3선 의원 출신의 하태경 보험연수원 원장은 페이스북에 "공개적으로 조의를 표하는 게 옳은지 몇 시간을 내내 생각했다"며 "하지만 그는 이미 죽음으로 그 업보를 감당했기에 누군가는 정치인 장제원에 대한 정당한 평가와 추모를 해주어야 한다는 결론에 도달했다"며 조심스러운 태도를 보였다.
그는 "큰 논란 속에 그는 갔지만 그와의 정치적 추억을 회상하는 사람 하나 정도는 있어야 할 것 같다"면서 "동료 정치인 장제원, 제 짝지였던 장제원의 명복을 기원한다"고 썼다.
이수정 수원시정 당협위원장(경기대학교 범죄심리학과 교수)은 페이스북에 "이런 해결 방법 밖에 없다니, 진심으로 안타깝다"며 "고민의 명복을 빈다"고 했다. 그러면서도 "피해자의 안전도 꼭 도모해달라”고 했다.
한편 장 전 의원은 전날(3월31일) 오후 11시40분경 서울 강동구 한 오피스텔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현장에서 "가족에게 미안하다"는 내용의 유서가 발견된 점과 외부 침입 흔적이 없는 것으로 미뤄봤을 때 극단적 선택을 한 것으로 경찰은 보고 있다.
장 전 의원은 지난 2015년 11월 부산 모 대학 부총장 재임 당시 비서를 상대로 성폭력을 한 혐의(준강간치상)로 피소됐다.
장 전 의원을 고소한 비서 A씨는 당시 장 전 의원이 총선 출마를 앞두고 선거 포스터를 촬영한 뒤 함께 술을 마셨고, 이후 장 전 의원이 한 호텔에서 성폭력을 저질렀다고 경찰에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전날(31일) A씨 측은 호텔에서 촬영된 동영상을 언론에 공개하기도 했다. 이날(1일) A씨 측의 기자회견이 예정됐다가 장 전 의원의 사망 소식에 취소됐다.
[신아일보] 김가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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