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천향대(총장 김승우) 순천향의생명연구원 의생명융합학과 심재원 교수는 자가포식(autophagy) 현상이 WNT 신호전달체계 제어를 통해 사람 신경세포의 분화 과정을 조절함을 밝혀, 이를 바탕으로 특정 뇌신경 발생 질환의 발병 과정을 규명하는 우수한 연구 성과를 발표했다고 21일 밝혔다.
'WNT 신호체계'란 세포 발생 과정에서 다양한 기능을 하며, 신경전구세포(neuronal progenitor)에서는 세포분열을 촉진하고 신경세포로의 분화를 억제하는 역할을 한다.
자가포식조절 이상은 다양한 신경 질환과 관련이 있다. 특히, 비키 증후군(Vici syndrome)은 자가포식 기전과 관련된 유전자의 돌연변이로 인해 발생하는 희귀 질환으로, 뇌신경계에 소두증(microcephaly)을 유발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러한 질환 양상을 통해 자가포식 기전의 변화가 뇌신경 발달에 영향을 미칠 수 있음을 확인할 수 있지만, 그 기전은 아직 명확히 밝혀지지 않았다.
'비키 증후군(Vici Syndrome)'은 EPG5 유전자의 변이로 인해 발생되는 질환, 심한 발달지연과 근긴장도가 떨어지는 증세를 보인다.
이에 심 교수 연구팀은 한양대 의과대학 이상훈 교수, 장미윤 교수 연구진과 공동으로 자가포식이 초기 뇌 발달과 신경발생 질환에서 어떤 역할을 하는지 탐구했다. 연구팀은 사람 전분화능 줄기세포로부터 신경세포를 분화시키는 과정을 사람 신경발생의 시험관 모델로 삼아, 자가포식이 신경발생 과정에서 수행하는 역할을 규명했다.
연구팀은 자가분해소 억제제인 bafilomycin A1을 사용한 약물 모델과, 유전자 교정을 통해 EPG5 유전자의 기능 상실 돌연변이를 도입한 비키 증후군 모델을 통해, 자가포식이 비정상적으로 억제될 경우 사람 신경세포의 발생이 지연된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WNT 신호체계의 매개체인 DVL2 단백질이 필요할 때 자가포식에 의해 조절되며, 신경세포 분화 시 자가포식에 의해 WNT 신호체계가 억제되어 신경분화가 정상적으로 진행된다는 사실을 규명한 것이다. 특히, 줄기세포 유래 뇌 오가노이드 모델을 활용했을 때, 비정상적인 자가포식으로 인해 WNT 신호 조절에 실패하면 뇌 피질층의 적층과 전개가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아 비키 증후군에 의한 소두증이 발생하는 질병 기전을 확인해 연구 결과를 뒷받침했다.
교신저자인 심재원 교수는 “이번 연구를 통해 밝혀진 기전과 연구 기반을 바탕으로, 앞으로 사람 전분화능 줄기세포를 이용한 질환 모델 연구를 자폐 스펙트럼 장애 등 뇌신경 발달 질환의 병리 기전 규명 및 치료법 개발로 확장해 나가고자 한다”는 포부를 밝혔다.
이번 연구는 한국연구재단의 지역혁신 선도연구센터사업, 중견연구자 지원사업 및 범부처재생의료기술개발사업의 지원을 통해 수행되었으며, 연구성과는 “자가포식의 WNT 신호전달체계 제어에 의한 신경세포 분화 조절 (Autophagy controls neuronal differentiation by regulating the WNT-DVL signaling pathway)” 이라는 제목으로 국제학술지 Autophagy (IF 14.6, CELL BIOLOGY 분야 rank 93.9%, 2023 JCR 기준) 10월 온라인 판에 게재됐다.
한편, 순천향대는 2014년 세계 최고 수준의 의생명 연구기관을 육성하기 위해 순천향의생명연구원(SIMS)을 설립했으며, 의과대학·의료과학대학·자연과학대학·공과대학 및 4개 부속 병원 간 다학제적 연구 협력을 통해 대사 및 줄기세포 분야에 있어 세계적 수준의 기초 및 중계연구를 수행해 오고 있다.
[신아일보]아산/임덕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