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5년간 국내 이공계 외국인 석박사 유학생 수가 1만 명을 넘어섰지만 중도 탈락률이 9%에 육박하면서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정부가 288억 원의 장학금을 지원해 외국인 인재를 유치하고 있지만, 이들의 정착률과 취업률은 낮아 정부 정책의 실효성에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소속 최수진 의원에 따르면, 올해 이공계 외국인 유학생 중 석사 5,011명, 박사 5,399명으로, 최근 5년간 유학생 수가 꾸준히 증가해 지난해 처음으로 1만 명을 넘어섰다. 그러나 석박사 과정의 중도 탈락률이 증가하며 정부의 유학생 유치 정책의 한계가 드러났다. 특히 자연과학 계열 박사의 중도 탈락률은 2020년 8.0%에서 올해 8.5%로 상승했다.
더 큰 문제는 이공계 석박사 유학생들이 학위를 마친 후에도 국내 취업 및 정착 지원 정책이 부족해 한국을 떠나는 경우가 많다는 것이다. 한국직업능력연구원에 따르면 2021년 국내에 남아 취업한 외국인 이공계 박사는 30%에 불과했다. 이에 비해 국가과학기술인력개발원의 조사에서는 82%의 외국인 석박사가 국내 정착을 희망하고 있었다.
정부는 이공계 연구 인력 공백을 외국인 유학생 유치로 해결하려 하고 있다. 올해 기준으로 이공계 외국인 석박사 유학생 1,574명에게 지급된 장학금 예산은 288억 4,600만 원에 이른다. 그러나 이러한 예산 투입에도 불구하고 외국인 석박사들의 국내 정착 효과가 미미한 상황이다.
최수진 의원은 "반도체와 AI 등 첨단 기술 발전을 위해 외국인 연구 인력이 절실한 상황"이라며, "정부는 이제 유치 정책을 넘어 취업과 정착을 지원하는 정책으로 전환해야 할 시기"라고 지적했다.
한편, 정부는 2027년까지 인공지능, 클라우드, 빅데이터, 나노 등 신기술 분야에서 수만 명의 인력 부족을 겪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에 따라 외국인 석박사 유학생 유치를 통한 인력난 해결이 중요하다고 보고 있지만, 정책의 실질적인 성과를 높이기 위해 근본적인 정책 개선이 필요한 실정이다.
[신아일보] 허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