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간 유통모니터’는 유통업계 담당 기자들이 이달에 예정된 주요 이슈를 선정해 미리 간단명료하게 짚어주는 코너다. 한 달 동안 업계가 어떤 이슈에 관심이 클지 가볍게 예습하는 마음으로 읽길 바란다. <편집자 주>
2024년 5월에는 주요 외식 프랜차이즈의 가격 인상이 예고됐다. 맥도날드와 피자헛이 총대를 멘 가운데 이들과 마찬가지로 원·부자재 가격과 제반비용 부담이 큰 외식 프랜차이즈의 잇단 동참이 관측된다.
세계 1위 뷰티 편집숍 세포라가 CJ올리브영의 아성에 밀려 진출 약 4년 반 만에 한국 시장에서 완전히 철수한다. 배달의민족이 ‘배민클럽’을 쥐고 배달 애플리케이션(앱) 멤버십 경쟁에 뛰어든다. 쿠팡의 대기업집단 지정으로 시작된 동일인 요건의 명확성 논란이 관련 법 개정으로 일단락될 예정이다.
◇버거·피자 가격 다 오른다…프랜차이즈 '줄인상'
맥도날드·피자헛, 원가상승에 조정…롯데웰푸드, 6월로 연기
치킨·햄버거 외식 프랜차이즈들이 이달 주요 제품의 가격을 인상한다.
맥도날드는 이달 2일 16개 메뉴 가격을 평균 2.8% 올린다. 버거 단품 중 햄버거, 치즈버거, 더블 치즈버거, 트리플 치즈버거는 100원씩 오른다. 또 불고기 버거는 300원, 에그 불고기 버거는 400원 각각 인상된다. 빅맥과 맥스파이시 상하이 버거의 경우 단품 가격은 동결되나 탄산음료와 사이드 메뉴 가격이 오른 데 따라 세트 가격은 6900원에서 7200원으로 300원 상향된다.
피자헛도 같은 날 갈릭버터쉬림프, 치즈킹 등 프리미엄 메뉴 가격을 올린다. 다만 구체적인 인상 폭은 인상 예정일인 2일 피자헛 웹과 모바일을 통해 확인할 수 있다.
이 같은 외식 프랜차이즈의 가격인상은 지난달에도 있었다. 김밥 프랜차이즈 바르다김선생은 지난달 9일 메뉴 가격을 100∼500원 인상했다. 파파이스는 지난달 15일 치킨, 샌드위치, 디저트, 음료 등의 가격을 평균 4.0% 올렸다. 배달 메뉴는 매장 판매가보다 평균 약 5% 높은 가격이 차등 적용됐다.
한편 롯데웰푸드는 지난달 18일 코코아 가격 상승에 따라 이달부터 빼빼로, 가나 초콜릿 등 코코아를 원료로 한 제품의 가격을 평균 12.0% 인상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농림축산식품부는 발표 직후 롯데웰푸드에 물가안정을 위해 인상 시기를 늦춰 달라 요청했고 롯데웰푸드는 6월로 연기했다.
◇세포라, 한국 진출 4년 반 만에 철수
6일부터 온라인몰·모바일 앱·오프라인 매장 정리
세포라가 한국 진출 4년 반 만에 철수한다.
세포라는 세계 최대 뷰티기업 루이비통모에헤네시그룹(LVMH)이 운영하는 화장품 판매점이다. 세포라는 지난 2019년 10월 서울 강남구 파르나스몰에 1호점을 내며 한국 시장에 발을 디뎠다. 세포라는 당시 2022년까지 총 14개 매장을 내며 고객 접점을 확대하겠다고 강조했다. 세포라는 이후 명동 롯데영플라자, 여의도 IFC몰 등에 매장을 추가 오픈했다. 현재는 갤러리아 광교, 더현대 서울 등에 입점한 5개 매장만 운영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세포라가 한국사업 철수를 결정했다. 세포라는 지난달 “무거운 마음으로 한국에서의 영업종료를 결정했다”며 “5월 6일부터 단계적으로 온라인몰·모바일 애플리케이션(앱) 스토어·오프라인 매장 운영을 종료하며 시장 철수를 진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업계는 이번 세포라의 결정에 대해 CJ올리브영이 독주하는 가운데 쿠팡·컬리·롯데온 등 주요 이커머스 업체가 뷰티 버티컬 서비스를 제공하자 경쟁에 밀려 고전했기 때문이라고 분석한다. CJ올리브영은 전국에 매장과 물류망을 갖추고 디지털화 시스템에 투자했다. 그 결과 CJ올리브영은 지난해 말 기준 전국에 총 1338개의 매장을 운영 중이다. 또 CJ올리브영의 영업이익은 2020년 1001억원에서 2022년 2714억원, 2023년 4607억원 등으로 꾸준히 늘었다. 반면 세포라 한국법인 세포라코리아의 영업손실 규모는 2020년 124억원에서 2022년 176억원으로 확대됐다.
◇배달의민족, '멤버십' 전쟁 동참…'배민클럽' 론칭
음식배달 특화…B마트 등으로 확대 통한 혜택 강화
배달앱 1위 배달의민족을 운영하는 우아한형제들은 이달 중 첫 멤버십 ‘배민클럽’을 론칭한다.
‘배민클럽’은 무제한으로 알뜰배달 무료·한집배달 할인 등 배달팁 혜택을 받을 수 있는 구독제 서비스다. 다만 아직 서비스 이용방식과 요금은 공개되지 않았다.
우아한형제들이 ‘배민클럽’을 선보이게 된 배경은 엔데믹(감염병의 풍토병화) 전환 후 배달앱 간 이용자 유치·록인(Lock-in) 경쟁이 더욱 치열해졌기 때문이다. 특히 쿠팡이츠의 ‘와우 멤버십’과 요기요의 ‘요기패스’ 등 구독제를 기반으로 한 경쟁구도가 형성됐다. 우아한형제들은 그간 구독제 상품 없이 모든 회원을 대상으로 무제한 무료배달 등 다양한 혜택을 제공해 왔다.
우아한형제들은 이번 ‘배민클럽’ 도입을 통해 음식배달에 특화된 실속 있는 구독제를 만든다는 계획이다. 이와 동시에 퀵커머스(즉시배송) ‘배민B마트’ 등 커머스 혜택을 지속적으로 포함시켜 고객 효용을 높인다는 복안이다.
◇쿠팡, 대기업집단 규제 대상 포함 카운트다운
'자연인 있어도 법인 총수 지정 가능' 개정안 통과
법인이라도 대기업집단 동일인(그룹을 지배하는 총수)으로 지정된다면 자연인과 같은 규제 대상이 될 전망이다.
대표적으로 쿠팡은 첫 대기업집단으로 지정받은 2021년부터 지난해까지 김범석 창업주의 국적이 한국이 아니라는 점에서 법인 자체가 동일인이 됐다. 때문에 쿠팡은 쿠팡과 계열사 거래를 공시할 의무만 부여받았다. 반대로 김 창업주와 김 창업주의 6촌 이내 혈족, 4촌 이내 인척, 배우자는 공시 의무대상에서 제외됐다.
일각에서는 법인의 동일인 지정 시 김 창업주 등이 관련 규제에서 자유롭게 되는데 이게 결국 역차별을 초래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재계 안팎에서는 동일인 정의·요건 등에 대한 명확한 규정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공정거래위원회는 기업집단을 지배하는 자연인(국적무관)이 있어도 법인을 총수로 지정할 수 있는 예외조건을 담은 ‘독점 규제 및 공정거래에 관한 법률’ 시행령 개정안을 마련했다. 예외조건은 ‘법인을 총수로 지정해도 기업집단 범위에서 자연인이 지배하는 집단과 차이가 없는 경우’, ‘경영 참여·출자가 없는 등 특수관계인에 대한 부당한 이익제공 등의 우려가 없는 경우’다. 개정안은 지난달 23일부터 25일까지 3일간 입법예고됐다. 공정위는 특별한 이의가 제기되지 않은 만큼 규제심사·국무회의 등 개정절차를 진행할 방침이다. 큰 문제가 없다면 이달 15일 내 대기업집단이 발표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