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선패배 尹책임론' 놓고 당정 갈등 재점화 될 수도
'원톱 체제'로 선거전 이끈 한동훈, 정치 일선 물러날 수도
집권여당인 국민의힘이 4·10 총선에서 압도적 차이로 범야권에 패하면서 큰 충격에 빠졌다. 대통령 임기가 3년 남았지만 사실상 윤석열 정부의 국정 동력은 상실되고, 22대 국회에서 여당으로서 입법 주도권도 행사할 수 없게 됐다.
10일 지상파 방송사 출구조사 결과에 따르면 국민의힘은 비례 위성정당인 국민의미래와 모두 합쳐 100석 안팎의 의석을 얻는 데 그쳤다.
이날 개표 상황실에서 출구조사를 지켜본 국민의힘 지도부는 입을 굳게 다물고 침묵을 지켰다. 무겁고 침울한 분위기가 이어졌다.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 겸 총괄선대위원장은 "국민의힘은 민심의 뜻을 따르기 위한 정치를 하기 위해 최선을 다했지만 출구조사 결과가 실망스럽다"고 말한 뒤 10분 만에 자리를 떴다.
여당이 이번 선거에서 과반 획득에 실패하면서 윤 대통령은 임기 내내 여소야대 상황에서 국정을 운영하게 됐다. 윤석열 정부가 출범 당시 내걸었던 연금·노동·교육 등 '3대 개혁' 과제는 제동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대통령실로서는 부담이 더욱 커졌다. 당장 총선 결과를 둘러싼 윤 대통령의 책임론이 분출할 것으로 예상된다. 총선 기간 동안 이어졌던 당정 갈등이 재점화될 가능성도 높다. 야당은 물론 여당에서도 대통령실을 향해 국정 기조 전환 요구가 거세질 전망이다. 다만 대통령실 안팎에서는 윤 대통령이 선거 결과와 무관하게 기존 국정 기조를 이어갈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하지만 정치권에선 정국 주도권에서 밀린 윤 대통령의 정치적 입지가 좁아질수록 조기 레임덕도 빨라질 것이라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특히 '김건희 특검법', '이태원 특검법' 등 더불어민주당이 강하게 추진했던 특검법도 탄력을 받아 22대 국회에서 잇따라 재발의 및 통과될 가능성이 크다.
윤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한 '간호법 제정안', '노란봉투법(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2·3조 개정안)'도 22대 국회에서 범야권 주도로 재발의, 통과될 가능성도 커졌다.
한편, '원톱'으로 이번 총선을 이끈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도 패배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게 됐다.
대개 정치권은 선거 패배 후 지도부가 그 책임을 지고 자리에서 물러나는 것이 통설처럼 여겨지는데, 한 위원장 역시 수순을 따를 거란 전망이 우세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