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사 "분양가 인상 등 사업성 높일 유인책 필요"
그간 LH가 공급을 이끌어온 공공주택시장이 민간에 전면 개방된다. 공공주택에도 경쟁시스템을 도입해 품질 향상 등으로 만족도를 높인다는 게 정부의 구상이다. 다만 사업에 참여해야 할 민간 건설사들은 분양가 인상 등 사업성을 높일 수 있는 유인책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13일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전날 국토부는 LH(한국토지주택공사) 혁신 방안을 통해 공공주택 공급 구조를 LH와 민간 경쟁체계로 개편한다고 밝혔다.
현재 공공주택사업자는 '공공주택 특별법'에 따라 LH 등 공공부문으로 한정돼 있다. 이에 따라 비교 경쟁을 통한 품질개선 등 유인이 부족하다는 게 정부의 시각이다. 또 정부는 LH가 공급해야 하는 공공주택 물량이 지속 증가함에 따라 사업관리 소홀로 인한 감리부실과 하자 빈발 등 악순환이 발생하고 있다고 보고 있다.
이에 민간도 단독으로 공공주택사업을 시행할 수 있도록 해 선호도 높은 고품질 브랜드의 공공주택을 저렴하게 공급하고 부실 방지 등 품질 향상도 도모하겠다는 게 정부의 구상이다.
입주자 만족도 등 평가 결과를 비교해 더 좋은 평가를 받은 시행자가 더 많은 공공주택을 공급할 수 있도록 향후 공급계획에 반영한다. 분양가와 공급 기준 등은 현재 공공주택과 동일한 기준을 적용해 공공성을 확보한다. 민간 참여를 유도하기 위해서는 주택기금 지원과 미분양 매입 확약 등 인센티브를 제공한다.
이날 브리핑에서 김오진 국토부 1차관은 "지금껏 독점적 지위에 있던 LH가 품질과 가격 경쟁에서 국민 선택을 받지 못할 경우에는 시장에서 자연스럽게 도태되도록 해 끊임없는 자체 혁신을 이끌어 내겠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건설업계는 단가가 낮은 공공주택사업 특성상 사업성을 얼마나 확보할 수 있을 것인가가 관건이라고 입을 모았다.
한 건설사 관계자는 "나온 내용을 보면 분양가는 현재 LH가 책정한 분양가로 하겠다고 하는데 분양가는 묶어두고 품질을 높이라는 것"이라며 "분양가가 적정한가에 대한 고민이 필요하다. 이미 공사하면서 마이너스가 났는데 미분양을 매입하면 뭐 하느냐"라고 말했다.
또 다른 건설사 관계자도 "우리 이름·브랜드를 걸고 하는 건데 과연 LH 공사비 단가를 맞출 수 있을까 싶다"며 "지금 원자잿값이 오른 상태에서 품질도 높여야 하는데 사업성을 얼마나 맞춰줄 수 있느냐가 제일 큰 문제일 것"이라고 했다.
전문가도 민간 참여 유인을 높이면서도 특혜 논란이 없는 적절한 인센티브 제공을 통해 사업성을 얼마나 확보할 수 있을 것인가가 민간 공공주택 활성화의 키포인트가 될 것으로 전망했다.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민간에 사업 참여 요인으로 인센티브를 너무 크게 주면 특혜시비가 제기될 것이고 사업성이 너무 떨어지면 참여업체가 줄어들 것"이라며 "그간 타 분야에서 논란이 됐던 민영화 사례에 비춰 민간에 개방되는 부분이 정확히 해당 분야 전체 경쟁력 강화 또는 사회적 이익(효용) 증가로 연결될 수 있을지를 함께 논의할 필요가 있다"고 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