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제재에도 개인, 관련 ETF 700억원대 순매수
러시아 제재에도 개인, 관련 ETF 700억원대 순매수
  • 임혜현 기자
  • 승인 2022.03.06 08:17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가격 70% 가까운 급락 중에도 '간 큰' 베팅
전문가 "개인간 폭탄 돌리기 가능성" 우려

국내 개인 투자자들이 지난 2주간 러시아 주식이 기초 자산인 국내외 상장지수펀드(ETF)를 대거 사들였다. 우크라이나 전쟁 여파로 러시아 주가와 루블화 가치가 폭락한 가운데 저가매수를 이유로 위험한 투자를 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와중에 파괴된 군용 차량. (사진=연합뉴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와중에 파괴된 군용 차량. (사진=연합뉴스)

6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개인은 지난 2월21일부터 3월4일까지 'KINDEX 러시아MSCI(합성)'를 280억원어치 순매수했다. 이 상품은 국내 유일의 러시아 주식 ETF다. 

이 기간 해당 ETF 가격은 3만120원에서 1만70원으로 66%나 떨어졌다. 이런 상황에서 거래소는 투자자 보호를 위해 'KINDEX 러시아MSCI(합성)' 거래를 오는 7일부터 정지한다고 선언했다. 운용사인 한국투자신탁운용도 이 ETF가 상장 폐지될 수도 있다고 공지했다.

개인은 미국 거래소에 상장한 러시아 ETF에도 몰려들었다.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결제일 기준 2월21일부터 3월4일까지 국내 투자자들의 '반에크 러시아 ETF'(RSX) 순매수 결제액은 1955만달러다. 같은 기간 '아이셰어즈 MSCI 러시아 ETF'(ERUS)에도 1398만달러의 매수 주문이 밀려들었다. 레버리지 상품 '디렉시온 데일리 러시아 불 2X ETF'(RUSL)에도 개인의 484만달러 순매수가 이뤄졌다.

3개 종목의 2주간 개인 순매수 결제액을 합치면 3837만달러선으로, 4일 원/달러 환율 1214.2원을 감안하면 약 466억원 규모의 해외 러시아 관련 ETF를 사들인 셈이다. 즉 최근 개인들의 러시아 관련 국내외 ETF 순매수 금액은 700억원을 넘는다.

윤재홍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러시아 지수를 추종하는 ETF는 투자 대상으로는 부적합하다"고 현재 러시아 제재 상황과 이에 역행하는 투기성 매입 열풍의 문제점을 지적했다. 또 "2020년 중반 국내 원유 레버리지 상장지수증권(ETN) 사례처럼 투자자들끼리 이른바 '폭탄 돌리기'를 할 가능성이 크다"고 우려했다.

dogo8421@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