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중공업그룹은 2021년 지주사, 정유, 건설기계 등 부문에서 수요 회복, 수주 호조 등에 힘입어 호실적을 거뒀다. 다만 주력 업종인 조선 계열사는 통상임금 판결 관련 충당금 설정 등으로 영업손실을 냈다.
현대중공업그룹 지주사 현대중공업지주는 지난해 연간 영업이익 1조854억원으로 전년대비 흑자 전환한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고 7일 공시했다. 이는 지주사 전환 이래 최대 영업이익이다.
지난해 매출액은 28조1587억원으로 전년대비 48.9% 증가했다. 당기순이익은 1860억원으로 전년대비 흑자 전환했다.
실적 증가는 유가 상승으로 인한 정유 부문의 매출액 증가와 글로벌 인프라투자 확대에 따른 건설기계 부문의 호실적 영향이 컸다.
특히 정유 부문 현대오일뱅크는 매출액 20조6065억원, 영업이익 1조1424억원 거두며 현대중공업지주 호실적을 이끌었다. 이는 유가 상승으로 인한 재고 효과 확대와 석유제품 수요 회복에 따른 제품 크랙 상승 등 요인에 힘입은 결과다.
건설기계 부문 현대건설기계는 매출액 3조5520억원을 기록해 전년대비 35.7% 증가했다. 이는 지난 2017년 독립법인 출범 이후 최대 매출액이다. 영업이익은 전년대비 98.5% 증가한 1818억원을 기록했다.
현대두산인프라코어는 매출액이 전년대비 15.2% 증가한 4조5937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과거 두산밥캣을 제외한 기록 기준으로 역대 최대다. 영업이익은 2645억원으로 전년 2644억원과 비교해 소폭 증가했다.
지난해 8월 그룹 편입 이후 기준 실적은 매출액 1조6782억원, 영업이익 373억원을 기록했다.
현대일렉트릭은 지난해 매출 1조8060억원, 영업이익 97억원을 거뒀다. 현대글로벌서비스는 환경규제 강화에 따른 친환경 선박 리트로피트(Retrofit, 개조)와 선박 부품 서비스 부문 수주 호조로 매출액이 전년대비 7.8% 상승한 1조876억원을 기록했다.
반면 그룹 조선 부문 중간 지주사 한국조선해양은 영업손실 1조3848억원을 기록해 전년대비 적자 전환했다. 당기순손실도 전년 순손실 8352억원 대비 적자 폭이 36.6% 확대된 1조1412억원을 나타냈다.
한국조선해양 적자는 지난해 12월 통상임금 판결에 따른 충당금 설정과 강재가격 급등으로 인한 비용 상승이 영향을 미쳤다. 앞서 대법원은 지난해 12월 현대중공업 근로자들이 사측을 상대로 상여금 등 통상임금에 포함해 재산정한 법정수당과 퇴직금 등 차액 지급을 청구한 임금 소송에서 근로자 측 손을 들어줬다.
다만 한국조선해양 매출액은 친환경 선박 발주 증가 등 시황 회복세에 힘입어 전년대비 4% 증가한 15조4934억원을 기록했다.
한국조선해양 조선 자회사 매출액은 현대중공업이 전년대비 7억원 줄어든 8조3113억원, 현대삼호중공업이 전년대비 8.2%가 증가한 4조2410억원, 현대미포조선은 전년대비 3.4% 증가한 2조8872억원을 거뒀다.
하지만 현대중공업(영업손실 8003억원), 현대삼호중공업(영업손실 3359억원), 현대미포조선(영업손실 2173억원)은 모두 영업적자를 기록했다.
현대중공업그룹은 올해 조선 부문 실적 개선을 기대한다. 지난해 수주 목표 대비 52% 초과 달성하는 등 수주량의 증가와 선가 인상에 따른 효과가 올해 하반기부터 반영되기 때문이다.
현대중공업지주 관계자는 “지난해 일회성비용 반영을 통해 불확실성을 해소한데다 조선과 정유, 건설기계 등 주력사업의 시황 개선세가 이어지고 있어 올해도 호실적이 예상된다”며 “수익성 위주의 영업전략과 시장을 선도하는 친환경기술 개발 등을 통해 안정적인 실적을 이어나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