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뱃돈 신권교환 고속도로 등 은행 '탄력 및 이동' 점포 활용
#서울 강동구에 사는 정모 씨는 작년 설 귀성길 중 아버지와 교대 운전을 하다 접촉사고를 냈다. 명절이 끝나고 보험사에 보험금을 청구했지만, 아버지 운전자 보험은 부부로 범위가 한정돼 있어 보험금 지급이 거부됐다. 결국 정 씨는 자동차 수리비 150만원 전액을 직접 부담할 수밖에 없었다.
설 명절 장시간 및 장거리 운전 중 동승자와 교대 운전을 할 때면 동승자에 대한 별도 운전자 보험 특약 가입이 필요하다. 또, 세뱃돈 등 미리 신권을 준비하지 못했다면 공항이나 고속도로 휴게소 등에서 은행이 운영하는 탄력점포와 이동점포를 이용하면 된다. 설 연휴를 앞두고 금융소비자가 알아두면 유용한 금융정보를 소개한다.
17일 임호선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경찰청으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 2020년 설·추석 명절에 발생한 교통사고는 3622건, 교통사고로 인한 사망자는 53명으로 집계됐다. 이는 코로나19 등의 여파로 5년 전인 2016년 대비 건수(4372건)는 17.15%, 사망자(39명)는 42.39% 감소한 수준이다.
다만 귀성과 귀경이 교차하는 설 연휴 시작 전날의 최근 3년간(2017년~2019년) 사고 건수는 평균 3808건으로, 평상시 일평균 사고 건수 3107건보다 22.5% 높았다.
평소보다 많은 이들이 도로에 몰리고, 여기에 장거리 운행을 하면서 가다 서다를 반복해 운전자 피로가 커지기 때문이다.
이렇다 보니 동승자와 교대로 운전을 하는 이들도 적지 않다. 다만 이 경우 차량 소유자와 별도로 운전을 하는 동승자에 대해 '단기운전자확대특약'을 가입해야 앞선 사례와 같은 낭패를 피할 수 있다.
단기운전자확대특약은 가입자가 설정한 기간에 따라 보험 적용받는 운전자를 확대할 수 있는 상품이다. 이를 통해 형제·자매나 제3자가 운전하다가 발생한 사고에 대해서도 보상받을 수 있다. 단, 특약에 가입한 시점이 아닌 가입한 날 밤 12시부터 종료일 밤 12시까지 보상효력이 발생한다. 때문에 전날까지 보험사 콜센터나 홈페이지, 앱 등을 통해 가입해야 한다.
다른 차량이나 렌터카를 이용할 때는 보험료를 내는 대로 보상 효력이 발생하는 '원데이(하루) 자동차보험'에 가입하면 된다. 원데이 보험은 의무보험 배상책임담보(대인 및 대물배상) 외에도 △자기신체사고 △타인차량수리비용 △법률비용지원비용 등을 보장한다. 차량 소유 여부나 자동차보험 가입 여부와 관계없이 스마트폰 앱으로 하루 단위, 최대 7일까지 가입할 수 있다.
자동차가 고장 등 말썽을 부릴 경우 대비책도 숙지해 두면 큰 도움이 된다. '긴급출동 서비스 특약'을 통해서는 연휴 기간 긴급한 상황이 발생할 경우 보험사의 도움을 받을 수 있다. 자동차 운행 중 고장 및 사고로 운행 불가 시 가까운 정비업체까지 견인해주는 '견인 서비스'는 물론 △배터리충전 서비스 △타이어 펑크 교체 서비스 △잠금장치 해제 서비스 등을 연휴 기간 내 긴급출동으로 받아 볼 수 있다.
미처 보험에 가입하지 못해 긴급출동 서비스 이용이 힘든 경우에는 한국도로공사의 무료견인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 10㎞까지는 무료 이동해주고, 그 이후에는 ㎞당 2000원의 요금이 발생한다.
만약, 사설 견인차 이용했다면 영수증을 반드시 확인, 국토교통부에서 정한 거리별, 차량별 견인요금과 대조·확인해야 연휴 바가지요금을 막을 수 있다.
한편, 설 새뱃돈을 위한 신권교환 등 급한 은행 업무는 탄력점포를 활용할 수 있다. 다만, 최근 코로나19에 따른 정부의 방역 조치로 인해 이동·탄력점포 운영은 기존보다 축소됐다.
5대 은행 중 NH농협은행이 28일과 29일 중부고속도로 하남드림휴게소, 성남유통센터에서 이동점포를 통해 신권교환 업무를 한다.
이밖에 신한은행이 김포공항과 인천국제공항, 청주공항, 강원랜드 카지노 등에 탄력점포를 운영한다. 또, 하나은행은 인천국제공항 환전센터 2곳, 외국인 센터 등에서 해외송금 업무를 한다.
아울러 설 연휴 기간 대출은 물론 카드·보험·통신 이용대금 등은 설 연휴 직후 영업일에 출금된다. 대출의 경우 연휴 기간 만기가 도래하면 연휴 직후 영업일로 만기가 자동연장되며, 직후 영업일에 만기 연장 및 상환이 가능하다. 대출 상환 시에는 별도 연체이자가 부과되지 않는다.
하나은행 관계자는 "코로나19에 따른 정부의 강화된 방역지침과 세뱃돈 모바일 뱅킹 등 비대면 트렌드에 따른 명절 문화 확산으로 이동 및 탄력 점포 운영이 축소됐다"면서 "집 근처나 방문지 인근의 점포 소재, 영업 일자 및 시간을 확인해두면 연휴에도 간단한 은행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