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품질 결함 제보자 행세 협력사 직원 구속 판결
현대차 품질 결함 제보자 행세 협력사 직원 구속 판결
  • 이성은 기자
  • 승인 2021.01.20 15: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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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원, 허위사실 제보 A씨 징역 1년4개월 선고
서울 서초구 양재동 현대자동차 사옥. (사진=신아일보 DB)
서울 서초구 양재동 현대자동차 사옥. (사진=신아일보 DB)

현대자동차 프리미엄 브랜드 제네시스의 차량을 검수하며 고의로 차량을 훼손하고 적발되자 유튜브 채널에 공익제보자 행세를 한 협력업체 직원은 법원으로부터 실형을 선고받았다.

울산지방법원 형사10단독 김경록 판사는 20일 재물손괴 및 업무방해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현대차 협력업체 직원 A씨에게 징역 1년4개월의 실형을 선고하고 법정구속했다.

재판부는 재물손괴와 관련해 “현대차와 협력사에 피해를 끼치고 일회성에 거치지 않고 수차례 반복적으로 손괴행위를 한 점을 전부 인정한다”며 “좋은 직장으로 이직하고 싶다는 개인 이익으로 정당화될 수 없다”고 밝혔다.

이어 명예훼손과 관련해선 “재물손괴 행위가 발각됐음에도 반성하지 않고 오히려 허위 인터뷰를 통해 유무형의 피해를 입힌 점이 인정된다”며 “인터넷 매체 특성상 일반인들이 쉽게 접할 수 있는 등 전파 가능성이 높고 실질적으로 정정보도가 불가능한 점 등 기업들은 브랜드 이미지가 중요한 만큼 피해가 가늠하지 못할 정도로 크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앞서 A씨는 지난해 5월 제네시스 ‘GV80’ 차량의 도어트림 가죽 주름이 발생한다는 문제를 제기하는 등 자신이 맡은 업무와 무관한 부분의 품질 문제를 수차례 사측에 보고했다.

당시 도어트림 납품사는 A씨가 문제제기한 도어트림 가죽 상태를 살펴봤지만 보고 내용과 달리 긁히거나 파인 자국 등 인위적으로 훼손한 흔적을 발견했다.

납품사는 전수점검으로도 원인을 찾지 못했지만 A씨가 근무하는 날에만 훼손 흔적이 발생한 것으로 확인했다.

현대차는 같은 해 7월 A씨가 GV80 스티어링 휠(운전대) 품질 확인 업무를 하던 중 도어 트림 가죽을 일부러 훼손하는 모습을 현장에서 적발했다.

현대차는 협력사에 이를 통보했고 협력업체는 A씨의 현대차 출입을 제한한 뒤 A씨와 계약 기간 만료 시 계약을 갱신하지 않았다.

A씨는 계약 종료 후 자동차 전문 채널을 운영하는 모 매체에 연락해 “본인이 현대차 울산공장에서 생산된 신차와 관련해 모든 부분을 다 검수하는 사람이었으며 신형 GV80 차량의 검수 과정에 문짝 가죽 부분의 하자를 발견하고 이를 현대차 생산 공장의 직원들에게 알려준 바 있다”며 “현대차 직원들은 이를 묵살하며 자신의 승진을 위해 해당 불량을 본인(제보자)이 냈다며 뒤집어 씌워 해고를 당했다”고 제보했다.

A씨의 주장은 지난해 7월 현대차 생산 공장의 품질 불량과 부조리를 고발하는 통화 내용을 공개하는 방식의 콘텐츠로 유튜브에 게시됐다.

A씨는 지난해 11월 울산지방법원에서 열린 공판에서 “계약직 직원으로서 고용 불안을 느끼던 중 실적을 늘려 회사로부터 인정을 받아 정식 채용 또는 계약 기간 연장을 받고자 하는 잘못된 생각에 범행을 했다”며 자작극을 자백하고 명예훼손, 재물손괴, 업무방해에 대한 내용을 모두 인정했다.

또 A씨는 지난해 11월 말 현대차에 자필 반성문을 보내며 혐의 내용을 다시 한 번 인정한 바 있다.

현대차는 해당 매체 채널에 대해 허위사실에 따른 명예훼손’으로 손해배상청구소송을 제기했으며 현재 관련 사법 절차를 진행하고 있다.

현대차는 해당 매체 채널이 A씨 인터뷰 과정에서 제보자가 외부 협력업체에서 한시적으로 파견한 외부 인력이란 점을 인지했지만 ‘현대차 생산 관련 근무를 하다가 해고를 당한 내부고발자’라는 표현을 자막과 제목에 반복적 노출하는 등 악의적인 비방 의도를 드러낸 것으로 보고 있다.

또 현대차는 해당 매체 채널이 제보자의 입을 빌려 마치 ‘현대차 정규 직원’이 회사에서 생산된 여러 종류의 차종에 심각한 결함이 있는 것처럼 비난을 쏟아내는 식의 교묘한 편집으로 영상을 제작한 것으로 판단했다.

현대차 관계자는 “앞으로도 확인되지 않은 정보로 고객에게 혼란을 줄 수 있는 콘텐츠에 대해 강력히 대응할 것”이라며 “고객의 다양한 목소리에 귀 기울이며 고객과 소통을 최우선으로 하겠다”고 밝혔다.

selee@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