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위상 추락 전경련 대신할 '경총', 내년 고급인력‧조직 확대 시동
[단독] 위상 추락 전경련 대신할 '경총', 내년 고급인력‧조직 확대 시동
  • 송창범 기자
  • 승인 2020.11.10 15: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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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0명까지 인력 확대 구상…내년 3월 정기인사서 밑그림 그려질 전망
박사급 충원으로 연구기능 강화…손경식 회장 “경제인 사명 위한 역할”
대한상의와도 선 긋는 모습…최근 경제단체 행사 등서 독자노선 보여
손경식 경총 회장.(사진=경총)
손경식 경총 회장.(사진=경총)

한국경영자총협회(경총)는 2021년 몸집을 더 키운다. 2년 전 위기에 놓인 경총을 전면적인 조직 개편으로 구해낸 손경식 회장이 이번엔 위상과 역할 강화를 위해 인력과 조직 확대 작업에 돌입한 것으로 확인됐다.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에 연루돼 위상이 추락한 전국경제인연합회(전경련)의 역할을 대신할 수 있을지도 귀추가 주목된다.

10일 본지 취재 결과, 경총은 현재 90여명에 달하는 인력을 내년 120명까지 확대한다는 계획을 구상 중이다.

내부적으로는 이미 태스크포스(TF)팀을 꾸려 손 회장 지시 하에 구체적인 개편 안을 만들기 시작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총은 조직 확대를 위한 첫 단계로 언론홍보팀을 지난 10월말 홍보실로 격상시켰다.

경총의 조직은 현재 6본부 3실 체제다. 지난 2018년 손 회장 취임 후 젊고 투명하게 바꾼 결과다. 이를 바탕으로 손 회장은 올 초 연임에 성공했다. 손 회장은 2기 회장 체제에서 경총 역할과 위상을 확실하게 정립해 나가다는 복안을 세운 것으로 분석된다.

이와 관련 경총 관계자는 “아직은 인력과 조직의 확대 구상을 하고 있는 단계일 뿐”이라며 “앞으로 확대, 변화될 조직 안은 내년 2월 정기총회를 거쳐 3월 정기인사에서 그림이 그려질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인력 확대 방안에는 이미 박사급 고급인력이 대거 포함되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는 곧 연구기능을 강화해 정책개선을 건의하는 역할을 하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실제 기업분석 전문가인 한국CXO연구소 오일선 소장은 “박사급 인력을 활용해 기업 관련 보고서 등을 발간한다는 것은 기업의 애로사항과 대안을 제시하겠다는 확대적인 해석이 가능하다”고 주장했다.

이처럼 고급인력이 충원될 경우 경총은 전경련이 해오던 역할까지 맡을 수 있다. 전경련에서 분리된 경총은 노사분규 등 이슈와 관련해 사용자 입장을 대변하는 것이 주된 역할이었지만, 재계 문제 전반에 대해 목소리를 내고, 연구하는 전경련의 역량을 따라잡을 수 있기 때문이다.

손경식 회장은 본지와 만난 자리에서 경총의 조직 확대 움직임과 관련해 “경제인 사명을 위해서 역할을 하겠다”는 말을 남겼다. 이는 전경련 역할이 위축된 상황에서 경총이 종합경제단체로써의 역할을 다하겠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경총 회관 전경.(사진=경총)
경총 회관 전경.(사진=경총)

아울러 경총은 최근 대한상공회의소(대한상의)와도 선을 긋는 모습도 보였다. 대한상의는 전경련이 위축된 직후 기업계를 대표하는 경제단체로 급속하게 떠올랐다. 하지만 최근 경총은 ‘공정경제3법 반대’ 대응방식에서 대한상의가 정부에 강경한 입장을 보이지 않자, 독자노선을 택했다. 경총은 이후 중소기업중앙회 등과 손을 잡고 따로 간담회를 갖는 등 대표 단체로써의 역할에 나선 모양세다.

반면 2016년까지 재계를 대표하던 전경련은 현재 3실 체제로 대폭 축소된 상태다. 전경련은 앞서 7본부의 거대 조직이었지만 2017년 혁신안을 발표하며 당시 인력도 단숨에 40% 이상 줄였다.

전경련은 현재 싱크탱크 역할을 하는 한국경제연구원을 통해 재계 문제 전반에 대해 목소리를 내고 있지만, 삼성·현대자동차·SK·LG 등 4대 그룹이 빠져 나간만큼 예전 같은 위상은 보이지 못하고 있다.

재계의 한 관계자는 “전경련 위상이 추락한 이후 경총과 합병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있었던 것은 사실”이라며 “분명히 서로 역할이 달랐기 때문이었는데 경총이 역할을 확대한다면 앞으로의 상황은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kja33@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