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30km·690km 비행… 5월 도발 때와 유사한 비행패턴
北, ARF에 리용호 불참 '이례적'… 북미 고위급회담 무산
북한이 25일 신형 단거리 미사일 2발을 발사하며 대미 압박 수위를 높이는 모양새다.
합동참모본부에 따르면 북한은 이날 오전 5시34분과 5시57분경 강원도 원산 호도반도 일대에서 단거리 미사일 2발을 발사했다.
첫 번째는 430km를 비행했으며, 두 번째 미사일은 690여km를 날아갔다.
북한의 미사일 도발은 지난 5월9일 이후 77일 만이다.
군은 이날 첫 번째 발사한 미사일도 신형, 두 번째 발사한 미사일도 새로운 형태의 것으로 보고 있으며 2발이 같은 기종인지 추가 분석 중이다.
또한 한미 군 당국은 이번 북한 단거리 미사일의 정확한 제원을 분석 하고 있다.
북한은 지난 5월4일과 9일 '북한판 이스칸데르급' KN-23 지대지 미사일을 두차례 시험 발사한 바 있다.
이후 이 미사일 성능을 지속적인 개량해왔는데, 이 같은 점으로 미뤄봤을 때 같은 기종을 발사했을 것으로 관측된다.
실제 5월에 발사된 미사일은 첫 번째가 420여km, 두 번째가 270여km를 비행한 것으로 분석됐는데 이날 발사한 2발도 5월에 발사한 첫 번째(420여km)와 유사한 비행 패턴을 보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미 군 당국은 북한이 2주 전부터 미사일 발사 준비를 하는 정황을 포착했다.
군 당국은 북한이 지난 23일 중국과 러시아 폭격기의 한국방공식별구역(KADIZ) 내에서 연합비행훈련 이후 발사한 점으로 미뤄, 이 훈련 일정을 통보받은 뒤 발사일을 늦췄을 가능성도 있는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청와대는 "관련 동향을 사전에 인지하고 예의주시해왔다"며 "유관부처간 신속한 대응체계를 가동 중"이라고 말했다.
북한의 이번 도발을 두고 일각에서는 북미간 비핵화 협상 재개에도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그동안 한미 연합연습에 대한 중단을 촉구하며 반발하던 북한이 군사 행동 재개 가능성을 시사했기 때문이다.
실제 북한은 내달 2일 태국 방콕에서 열릴 예정인 아세안지역안보포럼(ARF) 외교장관 회담에 리용호 외무상을 파견하지 않기로 태국 측에 통보했다.
ARF를 계기로 이뤄질 것으로 기대됐던 리 외무상과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 간의 고위급회담이 무산된 셈이다.
그동안 북한은 ARF에 거의 빠짐없이 외무상을 파견해왔기 때문에 리용호 외무상의 불참은 상당히 이례적으로, 대미 압박 행보의 연장선에서 이뤄진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한편, 북한의 도발에 따라 한국 북핵협상 수석대표인 이도훈 외교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은 스티븐 비건 미 국무부 대북특별대표와 가나스기 겐지 일본 외무성 아시아대양주국장과 각각 전화 통화를 하고 관련 상황 및 평가를 공유했다.
한국과 일본 간 최근 수출 규제 등으로 갈등이 심화하고 있지만, 북한 미사일 문제 등 안보 사항과 관련해선 협조가 원만하게 진행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신아일보] 김가애·허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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