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신라·신세계·두산이 김포국제공항 면세점 입찰에 참여하면서 각축전을 벌인다.
25일 한국공항공사에 따르면 전날 김포공항 국제선 청사 3층 출국장에 위치한 주류·담배 면세 사업장의 입찰참가 등록을 마감했다. 입찰에는 롯데·신라·신세계 등 면세업계 '빅3' 업체와 두산이 참여했다.
입찰이 진행되는 구역은 화장품·향수(DF1), 주류·담배(DF2)등 2개로 나뉘는데 이번 입찰은 DF2(733.4㎡)에 해당한다. 해당 구역은 지난 4월까지 중견면세점인 시티플러스가 운영하고 있었지만 적자를 면치 못하는 등 경영상의 어려움으로 사업권을 조기 반납한 곳이다.
연간 매출 규모는 국내 전체 면세시장(지난해 기준 14조 원)의 0.35% 수준에 불과하다.
롯데·신라·신세계·두산 등 주요 면세업체들이 김포공항 선점에 나선 것은 DF2 구역이 규모가 큰 사업장은 아니지만 주류·담배의 경우 꾸준한 매출이 보장되는 곳이기 때문이다. 또 임대료 산정이 고정임대료가 아닌 매출에 연동하는 영업요율 방식이라 업체의 부담이 적다는 장점도 있다.
한국공항공사가 이번 입찰에서 제시한 최소 영업요율은 20.4%다. 시티플러스가 매출대비 임대료가 40%대였던 것을 감안하면 임대료 부담이 대폭 줄었다.
아울러 면세업체들은 기존 사업과 시너지 효과를 낼 것으로 기대하면서 입찰에 적극적으로 움직이는 모양새다. 특히 신세계가 지난달 인천공항 면세점 DF1·DF5 구역 사업권을 모두 따내면서 업계 내 2위인 신라와 점유율 격차를 더욱 좁힌 상황이라서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롯데는 김포공항에서 이미 화장품·향수 면세사업장을 운영하는 기존 사업자이고 또 인천공항 제1·2 터미널에서 주류·담배 사업을 하고 있다는 점 등을 강점으로 내세우고 있다.
신라는 인천·홍콩 첵랍콕·싱가포르 창이 등 아시아 3대 국제공항에서 면세점을 동시에 운영하는 유일한 사업자라는 전문성과 사업권 반납 이력이 없다는 점 등을 앞세우고 있다.
신세계는 면세점 운영 업력이 짧지만 최근 인천공항 면세점 사업권을 모두 따내면서 이번 김포공항 면세 사업권에도 적극적으로 도전하고 있다. 신세계면세점은 입찰에 참가하지만 무리하지는 않겠다는 입장이다.
다만 신세계의 경우 한국공항공사 관할인 김해공항 면세점 사업권을 2015년 12월 자진 반납한 이력이 감점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관측이 업계에서 나온다.
시내면세점 1곳만 운영 중인 두산은 공항 면세점 사업권을 따내 사업 다각화를 도모하겠다는 계획이다.
이번 면세점 최종 사업자 선정은 관세청의 심사를 거쳐 다음달 중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임대 기간은 5년이다.
면세업계 관계자는 "이번 면세점 입찰에서도 임대료를 많이 낼 수 있는 여력이 되는 업체가 유리하지 않을까 추측된다"며 "업체들도 매출액을 초과하지 않는 내에서 최대한 많이 써내려할 것이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