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조 청문회] 미르·K스포츠재단 기금 대가성 부인
[국조 청문회] 미르·K스포츠재단 기금 대가성 부인
  • 문정원·손정은 기자
  • 승인 2016.12.06 16: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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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계 총수들 "청와대 요청 거절 어려워" 속내 보이기도
▲ 6일 오후 국회에서 열린 '박근혜 정부의 최순실 등 민간인에 의한 국정농단 의혹 사건 진상 규명을 위한 국정조사 특별위원회'에 증인으로 출석한 재벌 총수들. ⓒ연합뉴스

미르·K스포츠재단 기금 출연에 대해 재계 총수들은 하나같이 대가성을 부인했다.

여야는 6일 개최한 1차 청문회에서 미르·K스포츠재단 기부 등을 대가로 재벌 기업이 얻었다고 의심되는 특혜를 집중 추궁했다.

먼저 삼성그룹에 이어서 한화그룹도 정유라에게 말을 지원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새누리당 장제원 의원은 "한화 그룹이 8억3000만원짜리 네덜란드산 말 두 필을 구입해 최순실 씨의 딸인 정유라에게 상납했다"며 "2014년 3월 한화와 삼성이 정유라에 8억과 10억 상당의 말을 상납하면서 빅딜을 성사시켰다"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한화는 삼성의 삼성테크윈 등을 인수해 방산에 독보적인 기업으로 성장했다"며 "그런 망나니에게 말까지 사줘야 거래할 수 있는 것이냐"고 다그쳤다.

이에 대해 한화그룹 김승연 회장은 "모르고 있었다"는 답변으로 일관했다. 한화그룹은 곧바로 공식답변을 통해 "2014년 네덜란드에서 말 2필을 구입한 것은 사실이 아니다"라고 해명했다.

삼성그룹은 미르·K스포츠재단에 출연한 돈과 관련 대가성은 아니라고 선을 그었다.

삼성전자 이재용 부회장은 "단 한 번도 뭘 바란다든지, 반대급부를 바라면서 출연하거나 지원한 적이 없다"고 말했다.

박근혜 대통령과의 두 차례 독대를 통해 재단 기금 출연을 강요받은 것은 아니냐는 질문에는 "당시 정확히 재단이라든지, 출연이라든지 이런 얘기는 안 나왔기 때문에 독대 당시에는 무슨 얘기인지 솔직히 못 알아들었다"고 답했다.

70억원을 기부했다가 검찰 압수수색 하루 전 돌려받은 것으로 밝혀진 롯데그룹은 경영권 분쟁에 대한 수사관련 로비의혹을 받고 있다.

이에 대해 롯데그룹 신동빈 회장은 "관계가 없다"고 잘라 말했다. 그러면서 70억원 기부는 "돌아가신 이인원 부회장을 비롯해 해당 부서에서 결정했다"고 말했다.

SK그룹은 재단에 낸 111억원의 자금이 최태원 회장의 사면을 바란 뇌물이 아니냐는 질문이 나왔다. 이에 최 회장은 "대가성이라는 생각을 가지고 출연한 적이 없었다"고 밝혔다.

특히 총수들은 청와대의 요구를 거절하기 어렵다는 입장을 밝히며 피해자라는 측면을 내보이기도 했다.

LG그룹 구본무 회장은 출연 요구에 대해 "한류나 스포츠를 통해 국가 이미지를 높이면 경제에 도움된다고 말씀하셔서 정부가 뭔가 추진하는데 민간차원에서 협조를 바라는 게 아닌가 생각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구 회장은 "기업 입장에서는 정부 정책에 따를 수밖에 없는 현실"이라고 토로했다.

전국경제인연합회 회장 자격으로 출석한 GS그룹 허창수 회장은 "미르·K스포츠재단은 청와대의 (출연) 요청을 기업이 거절하기 어렵다"고 답했다.

삼성전자 이재용 부회장은 재단 출연이 강요냐 뇌물이냐는 질문에 "그 당시에 그런 청와대의 지시와 요청을 거절하기 어려운 상황이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신아일보] 문정원 기자 · 손정은 기자 garden_b@shinailbo.co.kr, jeson@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