익산을 판소리 메카로 만들기 위해 20여년간 노력해 온 임화영(56, 사진) 명창.
폭우와 폭염이 한 달째 반복되던 요즈음 익산시 낭산면 장암마을 남쪽 수백m 떨어진 미륵산 북쪽의 심곡사(深谷寺, 주지 화평스님)에서는 구성진 판소리가 계곡과 숲에 울려 퍼진다.
정정렬 대명창(丁貞烈, 1876~ 1938)이 득음했다는 바로 그 심곡사에서 임명창이 소리의 맥을 잇기 위해 제자 20여명과 함께 여름 산공부에 열중해 폭염을 무색케 한다.
서편제 명창인 정정렬은 ‘근대 판소리 5명창(김창환, 송만갑, 이동백, 김창룡, 정정렬)’ 중의 한 사람으로 익산시 망성면 출생이다.
7세에 정창업 명창에 공부했고, 14세부터 이날치 명창에 2년간 배웠다.
그 후 심곡사, 부여 무량사, 공주 계룡산 갑사 등지에서 40세 무렵까지 혼자 연마했다.
‘떡목’이라는 치명적 한계에도 심곡사 등지에서 육신의 고통을 견디며 노력해 훗날 국창 반열에 올랐다.
특히 서편제의 맛깔스런 성음과 능한 부침새로 춘향가를 많이 개작했는데 “정정렬 낳고 춘향가 다시 났다”고 할 정도로 인기였다.
제자로는 동초제를 창시한 김연수, 김여란 등이 있다.
문화관광부는 판소리와 창극발전에 기여한 공을 인정해 2005년 1월의 문화인물로 선정했다.
이를 기념하기 위해 (사)한국국악협회 익산국악원(원장 임화영)은 선생을 추모하며 2005년 ‘국창 정정렬 추모비‘를 솜리예술회관 마당에 건립한 바 있다.
해마다 국창 정정렬 추모, 익산전국판소리경연대회도 개최해 지난해 12회 행사를 성황리에 마쳤다.
임화영 명창은 “심곡사를 선택한 것은 숲와 계곡, 폭포수가 어우러진 것도 좋지만 주지 스님의 따뜻한 배려와 무엇보다 정정렬 대명창님의 피나는 노력이 깃들었기 때문이다”며 “타고난 능력이 부족해도 피나는 노력을 하면 대명창의 맥도 잇고, 제자들과 내 자신의 수양 및 판소리 공부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임화영 명창의 제자들이 20여명이 참여한 이번 여름 산공부는 8월 1일부터 15일, 일부는 20일까지 계속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