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이재용, 2년만에 중국발전포럼 참석…퀄컴·샤오미 교류
삼성 이재용, 2년만에 중국발전포럼 참석…퀄컴·샤오미 교류
  • 윤경진 기자
  • 승인 2025.03.23 13: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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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급망 리스크 대응 시동…중국 시안·미국 텍사스 동시에 잡아야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왼쪽)이 22일 레이 쥔 샤오미 회장을 샤오미 전기차 공장에서 만나 기념사진을 촬영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왼쪽)이 22일 레이 쥔 샤오미 회장을 샤오미 전기차 공장에서 만나 기념사진을 촬영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2년 만에 중국 고위급 발전 포럼(CDF)에 참석하며 미중 갈등 속 중국 정부 및 글로벌 ICT 리더들과 직접 네트워킹에 나섰다.

23일 CDF에 따르면, 이날부터 이틀간 베이징에서 열리는 포럼에 이 회장은 롤랜드 부시  지멘스그룹 회장 겸 최고경영자(CEO), 아민 H. 나세르 아람코 CEO, 팀 쿡 애플 CEO 등과 함께 올해 포럼 공식 초청자 79인에 포함됐다. CDF는 중국 국무원이 2000년부터 매년 주최하는 국가급 경제 포럼으로 중국의 연간 경제 방향을 설계하고 외자 기업과의 전략적 접점을 조율하는 창구다.

이 회장의 CDF 참석은 2023년 이후 2년 만이다. 삼성전자는 중국 시안에서 2012년부터 30조원 이상을 투자한 낸드플래시 생산 거점을 운영하고 있다. 동시에 미국 텍사스 테일러시에서는 파운드리 생산시설 건설을 진행 중이다. 미국의 ‘반도체과학법’ 보조금 조건과 중국 내 기술통제 강화 조치가 병존하면서 양대 생산축이 지정학적 리스크에 동시에 노출된 상황이다.

현지 언론 보도에 따르면, 이 회장은 이번 베이징 체류 중 크리스티안 아몬 퀄컴 CEO와 함께 샤오미 자동차 공장을 방문해 레이쥔 샤오미 CEO 등과도 만남을 가졌다. 이는 단순 포럼 참석을 넘어 ICT와 전장 분야에서 중국 기업과 실무적 접촉을 병행한 이중 트랙 외교로 읽힌다.

삼성전자의 이 같은 움직임은 단기적 관세 회피 이상의 전략이라는 분석이다. 중국 시안 공장의 안정적 운영과 원자재 공급선 유지, 중국 당국의 규제 환경 변화에 대한 선제 대응은 향후 낸드 수급과 투자 효율성에 직접적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함께 참석한 곽노정 SK하이닉스 사장 역시 SK하이닉스가 우시, 다롄, 충칭 등 중국 내 핵심 사업장을 다수 운영하고 있어 반도체 공급망 이슈에서의 공감대를 나눌 가능성도 크다. SK하이닉스는 현재 미국 인디애나주에도 AI 메모리 패키징 라인을 신규 구축 중이다.

국내에서는 이시욱 대외경제정책연구원장도 작년에 이어 CDF에 참석했다. 이번 포럼에는 중국 고위 인사뿐 아니라 미국 반도체협회(SIA) 및 아시아소사이어티, 미중관계위원회 등 미국 내 대중 전문 기구 인사들도 다수 참석해 포럼이 단순 경제 교류를 넘어 미중 간 ‘비공식 대화 채널’ 역할도 수행할 것으로 보인다.

youn@shina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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