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 증시, 트럼프 관세 폭탄에 휘청…코스피, 시총 76조 증발
韓 증시, 트럼프 관세 폭탄에 휘청…코스피, 시총 76조 증발
  • 박정은 기자
  • 승인 2025.02.04 11:17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경제전망 우울…무역수지 16개월 만에 적자 전환
경제성장률도 0.1%…"관세 현실화 시 하방 위험"
(사진=신아일보DB)

금융시장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보편관세 부과 직격탄에 휘청거리고 있다.

코스피는 4거래일 동안 시가총액이 76조원 증발했으며 외국인 투자자들도 2조원 넘게 매도세를 보였다.

캐나다와 멕시코에 대한 관세는 한 달 유예했지만, 중국에 대한 유예는 결정 나지 않은 상황으로 추후 관세가 현실화되면 국내 경제성장률 하방 위험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4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트럼프는 관세 부과 시행(4일 현지시간)을 하루 앞두고 멕시코에 이어 캐나다까지 전면적 관세 부과를 한 달간 유예하는 것으로 가닥을 잡았다.

하지만 중국은 아직 유예 결정이 나지 않은 데다 유럽연합(EU)에 대해서도 추가 관세 부과 의지를 내비쳤기 때문에 시장 불확실성은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트럼프는 3일(현시시간) 중국에 대해 "아마 24시간 내로 대화할 것"이라며 "우리가 합의하지 못하면 중국 관세는 더 올라갈 것"이라고 말했다.

또 EU에 대해서는 미국산 자동차와 농산물을 팔기 어려워 관세가 필요하다는 입장을 재확인했다.

앞서 트럼프는 이달 1일 캐나다와 멕시코에 25%, 중국에 10% 보편관세를 부과하는 행정명령에 서명했다.

이에 글로벌 증시를 비롯해 국내 증시가 휘청거렸다. 통상 관세를 올리면 상대국 보복관세로 물가 상승, 금리 인상으로 연결될 수 있어 위험 투자에 대한 투자심리가 위축되기 때문이다.

실제 코스피 지수는 지난달 22일 종가 기준 2547.06에서 이달 3일 2453.95로 3.65% 감소했다.

코스피 시가총액도 3일 종가 기준 2005조2287억원으로 연중 최고치였던 지난달 22일 2081조7139억원보다 76조4852억원 감소했다. 이는 4거래일 만에 76조원이 증발한 수치다.

외국인 투자자들은 코스피에서 2조410억원어치 팔아치웠다.

이러한 코스피 흐름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트럼프 관세(정치)와 연방준비제도 정책, 소비자물가지수, 고용(매크로), 딥시크 사태(AI) 등 증시 주 동력원들을 둘러싼 노이즈가 주가 변동성을 만들어낼 전망"이라며 "고점 대비 5~10% 조정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국내 경제전망도 우울한 상황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1월 수출도 491억2000만달러로 전년 동월 대비 10.3% 감소해 무역수지가 16개월 만에 적자 전환했다. 1월 수출액은 설 연휴에 따른 조업 일수 감소 등 영향으로 줄었다.

지난해 4분기 경제성장률은 0.1%로 예상치(0.5%)보다 0.4%포인트(p) 낮았다.

국내 경제학자들도 올해 한국 경제성장률 평균 전망치가 1.6%로 정부 예측(1.8%)보다 낮을 것으로 전망했다.

여기에다 향후 미국이 보편관세 부과가 현실화된다면, 한국 대미 수출은 10% 감소가 불가피하다.

산업연구원에 따르면, 미국의 관세 부과 시 한국 대미 수출은 9.3~13.1% 감소할 것으로 추정된다. 예상 감소율을 수출액으로 환산하면 13조5000억~18조1400억원에 달한다.

이하연 대신증권 연구원은 "국내 기업은 캐나다(배터리), 멕시코(자동차, 부품)를 통한 대미 우회 수출 규모가 상당 수준을 차지하고 있어 향후 관련 중간재 수출뿐만 아니라 개별 기업 이익에 부정적 영향은 불가피하다"면서 "추후 보편관세까지 현실화된다면 국내 경제성장률 하방 위험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him565@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