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건설성과] SK에코플랜트, 고부가가치 사업으로 미래 경쟁력 확보
[2024건설성과] SK에코플랜트, 고부가가치 사업으로 미래 경쟁력 확보
  • 양지영 기자
  • 승인 2025.02.02 11: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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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통 건설 한계 탈피…환경 분야 기술 개발·계열사 확대
반도체·AI·재활용 솔루션 등으로 '포트폴리오 확장' 노력
서울시 종로구 SK에코플랜트 본사. (사진=신아일보DB)
서울시 종로구 SK에코플랜트 본사. (사진=신아일보DB)

건설업계는 자잿값 상승과 금융 비용 증가 등으로 어려운 2024년을 보냈다. 1년 전 건설사들은 경기 악화에 대응하면서 내일을 준비했다. 이들이 준비한 계획은 얼마만큼 실천됐을까. 경영 전략을 중심으로 주요 건설사들의 2024년 성과를 알아봤다. <편집자 주> 

(사진=SK에코플랜트)
미국 버지니아주 데이터센터 전용 ITAD 시설 내부. (사진=SK에코플랜트)

◇ 자회사 간 신사업 협업 기반 마련

2일 SK에코플랜트에 따르면 이 회사는 지난해 10월 반도체 종합 서비스를 제공하는 '하이테크 사업' 조직을 신설하고 반도체와 에너지, 환경 등 핵심 비즈니스에 역량을 집중한다고 밝혔다.

SK에코플랜트는 특히 수요가 늘고 있는 ITAD(정보통신기술 자산처분서비스) 시장 공략에 나서고 있다. ITAD는 노트북과 스마트폰, 데이터센터 장비 메모리, 하드디스크 등에서 각종 정보를 완벽히 파기한 후 기기와 부품 등을 재활용하는 서비스다.

시장 조사 기관 글로벌마켓인사이트(GMI)에 따르면 개인·기업 정보 보호 필요성이 높아짐에 따라 데이터센터 서버 등 교체 주기가 빨라져 오는 2032년 ITAD 세계 시장 규모가 314억달러(지난달 31일 환율 기준 약 45조7900억원)까지 성장할 전망이다.

SK에코플랜트 자회사 SK테스는 미국 버지니아주 프레데릭스버그에 연간 최대 개별 서버 60만 대까지 처리할 수 있는 데이터센터 전용 ITAD 시설을 지난해 3월 준공해 운영하고 있다. 내년까지 싱가포르와 호주 등에 공장을 확대해 연간 개별 서버 100만 대까지 처리 가능한 수준으로 사업 규모를 키울 계획이다.

SK에코플랜트는 자회사와 협업을 통한 고부가가치 창출도 내다보며 사업을 확장하고 있다. 지난해 11월 반도체 모듈 전문기업 에센코어를 자회사로 편입했다. 이를 통해 사업 포트폴리오 확장은 물론 우량 자산 내재화에 따른 매출 증대, 수익성 향상, 재무 안정성 개선 등을 도모할 예정이다.

에센코어는 DRAM(다이내믹 램) 메모리 모듈과 SSD(디지털 정보 저장 장치), SD(메모리)카드, USB(이동형 데이터 기억 장치) 등 메모리 제품을 제조해 전 세계에 판매한다. SK테스는 ITAD 과정을 거친 IT(정보기술) 자산을 수리와 검수를 거쳐 리퍼비시 제품으로 재판매하거나 분해해 부품 또는 소재로 판매하고 있다.

SK에코플랜트 자회사가 된 에센코어는 메모리 제품 생산에 SK테스의 ITAD 과정을 거친 부품과 소재를 활용할 수 있다. SK에코플랜트는 SK테스의 협업 대상을 에센코어 외 다른 반도체 제조사로 확장해 나갈 계획이다.

웨이블 서큘러 차량. (사진=SK에코플랜트)
웨이블 서큘러 차량. (사진=SK에코플랜트)

◇ 인공지능 통해 자원 순환율↑

SK에코플랜트는 AI(인공지능) 기술을 접목해 자원 순환율을 높이는 성과를 내고 있다. 이 회사는 폐기물 배출과 운송, 처리 과정을 디지털 기반으로 추적, 관리하는 '웨이블 서큘러'를 개발했는데 지난해 12월 AI 기술을 웨이블 서큘러에 접목한 '최적 배차 솔루션'을 완성했다.

최적 배차 솔루션은 AI 알고리즘이 고객사 사업장의 과거 데이터를 분석해 폐기물 발생량을 예측함으로써 폐기물 배출 신청이 접수되지 않더라도 사업장 폐기물을 수거할 수 있게 한다. 이를 통해 폐기물 수집·운송 효율을 높일 수 있다.

실제 사용자는 폐기물 관리 업무 수행 방식의 디지털 전환과 자동화로 효율성을 높인다. 현재 쿠팡과 CJ대한통운, 현대그린푸드, 서브원 등이 이 기능을 이용하고 있다.

지난해 8월에는 전남 여수시에 있는 폐수처리장에 자동 운전이 가능한 AI 기반 소각·수처리 기능을 적용했다. 이를 통해 송풍기 전력량을 기존 대비 37.2% 줄이고 약품 투입량도 25.3% 절감했다.

SK에코플랜트 관계자는 "환경 사업에 꾸준히 집중할 예정"이라며 "재활용할 수 있는 에너지에 대해 기술 개발로 사업을 확장하며 AI와 반도체에 집중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사진=SK에코플랜트)
전남 여수시 폐수처리장. (사진=SK에코플랜트)

◇ 수처리 등 환경 시장 확대 대비

SK에코플랜트는 수처리 시설과 폐기물 매립, 소각, 환경 산업단지 등에서 적극적으로 포트폴리오를 확장하고 있다.

환경부는 '제2차 물 재이용 기본계획'을 통해 2035년 국내 공업용수가 하루 약 133만1000t 부족할 것으로 전망했다. 미국 시장조사업체 얼라이드 마켓 리서치의 '2023년 물 재이용 시장 보고서'에 따르면 글로벌 용수 재이용 시장은 2028년 270억달러(지난달 31일 환율 기준 약 39조3700억원)까지 확대할 전망이다. 

SK에코플랜트는 시장 흐름에 발맞춰 지난해부터 수처리 기술 사업화에 본격 착수하고 국내뿐만 아니라 해외로 사업을 확대할 계획이다. 이에 따라 지난해 4월 CSRO(순차적 순환공정역삼투막) 기술을 개발했다.

CSRO 기술은 필터에 하·폐수를 정방향과 역방향으로 순차 전환해 농축수를 공정 내에서 재순환한다. 이 기술을 통해 방류되는 하·폐수를 더 많이, 더 저렴하게 재이용할 수 있다.

SK에코플랜트에 따르면 일반적인 역삼투막 공정 재이용 회수율은 보통 75%지만 CSRO 기술을 적용한 결과 최대 회수율 97%를 기록했다. 기존 기술 대비 10% 이상 전력 사용량 절감 효과도 있어 세계 시장에서 경쟁력이 있다고 설명했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SK에코플랜트는 환경 사업 분야에서 지난해 3분기 연결 기준 누적 매출액 1조1831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 27.7% 성장했다. 영업이익은 468억6200만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3배 가까운 규모로 늘었다. 환경 사업이 전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2023년 3분기 누적 14.22%에서 지난해 3분기 누적 18.57%로 늘었고 같은 기간 영업이익 비중은 1.24%에서 40.63%로 확대했다.

조재연 SK에코플랜트 환경BU 대표는 "물과 폐기물, 배터리 등 환경 사업 업스트림과 다운스트림을 아우르는 전 분야의 기술 활성화를 계속하겠다"며 "환경 사업의 체질을 기술 기반으로 바꾸는 데 기여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yang@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