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우리나라 실질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1%대 중반도 위태로울 수 있다는 관측이 제기되고 있다.
지난해 11월 한국은행(한은)은 올해 경제성장률을 1.9%로 예상하면서 미국과 중국 등 무역 갈등이 심해지면 성장률이 0.2%포인트(p) 추가 하락할 수 있다고 내다봤는데, 이 같은 시나리오가 현실화하고 있기 때문이다.
4일 한은에 따르면, 한은 조사국은 지난해 11월28일 경제전망에서 글로벌 무역 갈등 격화에 따른 성장 전망 경로상의 리스크를 '시나리오2'로 소개했다.
당시 한은은 올해 한국의 경제성장률을 1.9%로 예상하면서 미국과 중국 등의 무역 갈등이 심해지면 성장률이 0.2%p 추가 하락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한은은 "미국 보호무역 기조 강화와 이에 대한 중국 등 주요국 대응으로 글로벌 무역 갈등이 격화할 경우 글로벌 교역이 급격히 위축되고 무역정책 불확실성이 증대될 것"이라며 "리스크 프리미엄 확대 등으로 금융시장 불안이 가중될 가능성도 있다"고 분석했다.
문제는 이런 시나리오가 점차 현실화 되고 있다는 점이다.
실제 한은의 금리 동결(1월16일) 이후 공식 취임(1월20일)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1일(현지시각) 중국에 10%, 캐나다와 멕시코에 각 25%의 관세를 추가하는 내용의 행정명령에 서명하고, 3일 캐나다와 멕시코에 대한 관세 부과를 한 달간 유예하며 관세 정책을 본격적인 협상용 카드로 사용하고 있다.
이에 따라 한은이 오는 25일 발표하는 수정 경제전망에서 올해 성장률 전망치가 1.5%나 그 아래로 떨어질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는 관측이 나온다.
이미 해외 주요 투자은행(IB)들은 앞다퉈 올해 한국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1%대 초·중반으로 하향 조정했다.
씨티는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최근 1.5%에서 1.4%로 낮췄고 JP모건도 1.3%에서 1.2%로 내렸다. 리서치 전문회사 캐피털 이코노믹스(CE)는 1.1%를 제시하기도 했다.
한은 관계자는 "아직 11월 경제전망에서 언급한 '시나리오2' 상황에는 이르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면서도 "현재 상황이 매우 유동적인 만큼 이달 25일 경제전망이 어떻게 될지는 조금 더 지켜봐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