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비디아에 불어닥친 '딥시크 쇼크'…요동치는 미국 증시
엔비디아에 불어닥친 '딥시크 쇼크'…요동치는 미국 증시
  • 박정은 기자
  • 승인 2025.02.02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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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이터 무단 도용 등 가능성…"단순 소문에 그치면 회복"
(사진=신아일보DB)

국내 연휴 기간(1월24~30일) 미국 증시는 중국의 저가 AI(인공지능) 개발 발표 파장으로 요동을 쳤다.

특히 딥시크에 대한 데이터 무단 도용 등 의문점이 해소되면, 엔비디아 주가도 부정적일 것이란 관측이 제기됐다. 

2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미국 증시는 연휴 동안 요동쳤다.

기술주 중심인 나스닥 지수는 지난달 24일 종가 기준 1만9954.30에서 30일 1만9681.75로 1.36% 떨어졌다.

엔비디아는 지난달 27일(현지시각) 16.97% 폭락했다. 엔비디아의 대항마로 알려진 브로드컴도 17.40%, 필라델피아 반도체 지수도 9.15%도 급락했다. 

다음날 엔비디아는 8.93% 반등하긴 했지만, 여전히 폭락 이전 주가 수준을 회복하지 못한 채 불안한 주가 흐름을 보이고 있다.

앞서 중국 퀀트 헤지펀드인 하이플라이어가 설립한 AI 스타트업 '딥시크'는 미국 대표 AI용 반도체 제조사 엔비디아가 지난 2022년에 개발한 'H800' 반도체로 만든 자사 AI 모델 'R1'이 챗GPT 신형 모델 'o1'과 성능이 비슷하거나 그보다 양호하다고 발표했다.

딥시크는 R1을 558만달러에 개발했다고 발표했다. 이는 미국 대표 AI 기업 오픈AI 챗GPT 개발비의 약 5.6%에 불과한 비용이다.

이런 까닭에 미국 정부가 시행했던 대중 반도체 수출 규제 실효성을 거두지 못했다는 평가가 뒤따르면서 관련주들이 요동을 쳤다.

송명섭 iM증권 연구원은 "반도체 산업에는 딥시크 성공이 위기이자 기회가 될 것으로 보인다"며 "특히 엔비디아에는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판단된다"고 주장했다.

이어 "현재까지 엔비디아의 고성장은 끊임없이 신규 고성능 그래픽처리장치(GPU)를 출시하고 이를 AI 개발 업체들이 경쟁적으로 대량 구매해 왔다"며 "그러나 구형 저성능 GPU로 구현된 딥시크의 성공이 엔비디아 성장 모델에 의문을 제기하는 상황이 되면서 초고가 GPU 판매량과 70%에 달하는 이익률에 하락 압력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아졌다"고 덧붙였다.

다만 딥시크에 대한 사실 확인도 필요한 부분이 있다.

세부적으로 △엔비디아의 고성능 H100 칩을 수출 규제를 우회해 활용했는지 여부 △딥시크 측에서 밝힌 약 600만달러의 저렴한 훈련비용에 초기 투자비용과 인건비가 생략됐을 가능성 △오픈 AI 모델에서 데이터를 무단 도용한 '지식 증류(Knowledge Distillation)' 여부 등이다.

이를 검증하는 과정에서 딥시크는 이전에 중국이 기술적인 파장을 일으켰던 사례들과 유사하게 단순히 소음(Noise) 또는 과대과장(Hype)에 그칠 수 있다는 해석도 나온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지금 시점에서는 엔비디아 등 AI 하드웨어 업체들이 고비용, 고성능 칩 사용을 위한 빅테크 대규모 투자에 대한 회의감 등으로 관련 노이즈가 있을 것"이라면서도 "딥시크의 팩트체크 검증 과정에서 (단순 노이즈에 불과하다면) 엔비디아 등 AI주 뿐만 아니라 미국 증시는 기존에 가던 경로(미국 증시 독주, 미국 수급 쏠림 현상 등)에 복귀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him565@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