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아연이 영풍의 의결권 행사를 제한하며 지배구조의 변화를 도모하고 나섰다. 양측은 상법 해석을 두고 충돌하며 법적 공방으로 이어질 가능성을 예고했다.

고려아연은 23일 서울 용산구 그랜드 하얏트 서울 호텔에서 열린 임시 주총에서 영풍이 보유한 고려아연 지분 약 25%(526만2000주)에 대한 의결권을 제한했다.

이는 상법 369조 3항을 근거로 한 결정으로 고려아연 손자회사인 선메탈코퍼레이션(SMC)의 영풍 지분 취득으로 양사의 순환출자 구조가 형성된 데 따른 조치다.

이에 대해 영풍과 MBK파트너스는 "법적 근거가 없는 부당한 행위"라며 강하게 반발했다. 영풍 측 대리인 이성훈 변호사는 "의결권 제한은 최대주주의 권리를 강탈하는 행위"라고 밝혔다.

상법 369조 3항은 회사, 모회사 및 자회사 또는 자회사가 다른 회사의 발행주식의 총수의 10분의 1을 초과하는 주식을 가지고 있는 경우 그 다른 회사가 가지고 있는 회사 또는 모회사의 주식은 의결권이 없다고 규정하고 있다.

전날 고려아연은 손자회사인 SMC이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 등 최씨 일가 및 영풍정밀이 보유한 영풍 지분 약 10.3%를 취득해 '고려아연→SMH→SMC→영풍→고려아연'의 순환구조를 형성했다.

이를 통해 영풍의 고려아연 주식 의결권 행사를 제한한 것이다.

이에 대해 MBK파트너스·영풍은 SMC가 유한회사이자 외국회사이기 때문에 이 같은 상호주 의결권 제한 규정 적용 대상이 될 수 없다고 강하게 반발했다.

이 변호사는 "고려아연 최대 주주로서 50년간 아무런 문제 없이 발행주식 25.4%에 대한 의결권을 행사해왔는데 어제 저녁 6시 공시 이후 전자투표가 마감되고 주주로서 관련해 어떤 행동도 할 수 없는 지위에서 의결권이 제한되니 강도당한 기분"이라고 말했다.

[신아일보] 윤경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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