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농업계 신년 키워드는 '위기'…수장들 난관 극복 의지
올해 농업계 신년 키워드는 '위기'…수장들 난관 극복 의지
  • 박성은 기자
  • 승인 2025.01.07 1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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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기후, 먹거리 불안, 경기침체 등 대내외 불확실성 고조 속 과제들 산적
송미령 농식품부 장관 "먹거리 민생안정", 강호동 농협 회장 "농업소득 제고"
홍문표 aT 사장 "기후변화 대응", 김준식 대동 회장 "글로벌·신사업 역량 강화"
(왼쪽부터) 송미령 농식품부 장관, 강호동 농협중앙회장. [사진=농식품부, 농협]
(왼쪽부터) 송미령 농식품부 장관, 강호동 농협중앙회장. [사진=농식품부, 농협]

올해 농업계 수장들의 신년사 핵심 키워드는 ‘위기’로 압축된다. 국내외 경기침체와 탄핵정국 등 불확실성이 고조되고 이상기후와 같은 농업계 앞에 놓인 난관들이 많아진 탓이다. 하지만 이를 극복하기 위한 강력한 의지도 드러내면서 저마다의 농정 과제들을 어떻게 풀어갈지 주목된다.

7일 농업계에 따르면 농림축산식품부, 농협중앙회, 대동 등 정부·기관·민간기업 농업계 수장들의 신년 메시지가 발표된 가운데 공통적으로 위기, 불안, 극복, 혁신 등의 키워드가 자주 반복됐다. 먹거리 물가상승과 열악한 농가경영, 쌀 공급과잉, 기후변화, 수급불안, 시장침체 등 저마다 닥친 난제들을 어떻게 대응 및 해결할지에 대한 고민들이 엿보인다. 

◇설 성수품 역대 최고 수준…농업소득 3000만원 초석 마련
송미령 농식품부 장관은 최우선 과제로 먹거리 민생안정을 꼽았다. 지난해에는 기록적인 폭염과 폭우 등 기상이변과 병충해 여파로 농산물 가격이 급등했고 환율·공급망 리스크로 원자재 가격은 대폭 상승했다. 또 고금리에 따른 농업경영체 경영 악화까지 안팎으로 어려움이 크다보니 ‘먹고 사는’ 업무를 관장하는 농식품부 입장에선 먹거리 민생안정이 가장 시급한 해결과제로 떠오른 것이다. 

송 장관은 “이상기후로 농산물 수급문제가 발생하지 않도록 리스크 관리를 철저히 하겠다”며 “이에 체계적으로 대응하고자 과학적 데이터를 기반으로 농업 밸류체인의 전 과정을 재정비하겠다”고 약속했다. 이를 위해 노지채소의 상시 비축 시스템 구축, 계약재배 물량 확대, 여름배추·사과 등 주요 품목 재배지 신규 확보, 기후적응 품종 및 재배기술 개발에 적극 나선다. 

또한 물가상승에 선제 대응하고자 가공식품 원료 할당관세 품목과 기업의 원재료 구매자금 지원을 확대한다. 설 대목에 맞춰 성수품 공급도 역대 최고 수준으로 늘릴 계획이다. 송 장관은 “올해도 우리 농업·농촌은 많은 도전과 어려움이 예상된다”면서도 “슬기롭게 극복할 수 있도록 국민들과 충분히 소통하며 변화를 만들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강호동 농협중앙회장은 올해 화두로 ‘동주공제(同舟共濟)’를 내세웠다. ‘같은 배를 타고 함께 어려움을 극복한다’는 뜻이다. 그는 “미국 대선 이후 불확실성 증대와 보호무역 기조 강화 등으로 국내 경제 성장률 둔화가 예측된다”며 “지속된 환율상승이 가격인상으로 이어질 경우 농가경영 부담은 가중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즉 위기 속에서 조합원들과 같이 힘을 합쳐 이를 헤쳐가자는 의지를 사자성어에 담은 것이다. 

강 회장은 올해 주요 경영방향으로 △농업소득 3000만원 초석 마련 △농축협 지원체계 고도화 △농업 복지 및 청년농 지원 확대 △쌀 소비촉진 △금융사업 혁신 등을 제시했다. 특히 농업소득 제고를 위해 중앙회 차원에서 농축협 경제사업 활성화와 영농자금 지원을 16조원, 지방자치단체 협력사업 예산을 800억원까지 각각 늘린다는 계획을 밝혔다. 또 작년부터 본격화한 ‘아침밥 먹기 운동’ 등 쌀 소비촉진 캠페인을 지속 확대하겠다는 의지도 내비쳤다.

◇종자산업에 AI 결합…식량안보 적극 대응
권재한 농촌진흥청장은 농업의 신성장동력 창출을 위한 혁신기술 발굴에 중점을 뒀다. 그 일환으로 품종 개발 전 과정의 ‘디지털 육종’ 기술 혁신을 강조했다. 권 청장은 “농업의 반도체라 불리는 종자산업은 인공지능(AI), 생명공학 등 첨단 디지털 기술과 결합해 고부가가치를 창출하는 중요한 영역”이라며 “육종 시스템을 전면 전환해 국내 종자산업 혁신을 선도하겠다”고 말했다.

(왼쪽부터) 권재한 농촌진흥청장, 홍문표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 사장, 이병호 한국농어촌공사 사장, 정기환 한국마사회 회장. [사진=각 사]
(왼쪽부터) 권재한 농촌진흥청장, 홍문표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 사장, 이병호 한국농어촌공사 사장, 정기환 한국마사회 회장. [사진=각 사]

홍문표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 사장은 기후변화 대응과 농산물 생산·가공에서의 공사 역할을 강조했다. 이상기후는 농산물 생산의 불확실성을 키우고 이는 먹거리 수급불안과 가격급등으로 이어진다. 이에 생산과 가공 분야에서 aT 역할을 찾아 생산-가공-유통-수출이 연계되는 사업구조를 만들겠다는 구상이다. 홍 사장은 “자체 TF(태스크포스)에서 마련한 생산지원, 비축역량 제고, 식량무기화 대응, 통계농업 등의 추진과제가 사업화가 되도록 박차를 가하겠다”고 밝혔다.

이병호 한국농어촌공사 사장은 농어업의 융복합 산업화, 식량안보 및 기후위기 대응을 역설했다. 이 사장은 “다양한 기관과의 협력 네트워크로 농어업의 융복합 산업화를 앞당기고 기술력, 전문성을 한층 강화해 식량안보와 기후위기에 촘촘히 대응하겠다”며 “현장이 원하는 맞춤형 서비스를 발 빠르게 제공하겠다”고 약속했다.

정기환 한국마사회장은 과감한 도전과 혁신을 통한 위기 극복을 임직원에게 주문했다. 특히 내년 영천경마공원 개장과 함께 도입 예정인 순회 경마시스템과 경마산업의 디지털 전환 등을 핵심 과제로 꼽았다. 또 MZ세대 직원 비중이 높아지는 점을 감안한 혁신적인 조직문화 및 안전한 사업장 조성의 중요성을 언급했다.

◇대동, 미래농업 수익화 기대
국내 최대 농기계 메이커 대동그룹 오너인 김준식 회장은 올해를 비전 본격화의 원년으로 삼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내수 침체를 글로벌 농기계 시장에서의 양적 성장으로 극복하는 한편 운반로봇, 정밀농업 등 신사업을 본격화해 성장을 이뤄내겠다는 계획이다. 글로벌 농기계 시장에서는 최대 시장인 북미에서의 10% 점유율 달성이 최대 목표다. 또 올해 정밀농업, 운반로봇 등 미래농업 포트폴리오의 수익화를 위해 B2G(정부와 기업 간 거래)를 시작으로 관련 시장 선점에 드라이브를 걸 방침이다. 

김준식 대동그룹 회장. [사진=대동]
김준식 대동그룹 회장. [사진=대동]

김 회장은 이와 함께 미래농업 가능성이 무궁무진하지만 그만큼 험난한 도전이 될 수 있기 때문에 임직원들에게 ‘동기 부여’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트럼프 2기 출범, 주요국의 금리 인하 통화정책 등 불확실성이 최고조로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면서도 “우리는 2020년부터 업의 변화를 추진해 현재와 미래를 준비했으며 올해가 이러한 노력의 결실을 맺고 비전을 실현하는 원년이 될 것”이라고 자신했다.  

parkse@shina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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