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 공백 사태 해소를 위한 여야의정 협의체가 절반의 기대 속에 출범한 가운데 사직 전공의와 의대생들이 대거 참여하는 대한의사협회 비상대책위원회도 18일 본격 출항한다. 

비대위는 윤석열 대통령에게 의대 증원 책임자 문책과 '시한폭탄 의료정책' 중지를 요구하는 한편 향후 여야의정 협의체 참여와 내년도 의대 증원 백지화 요구 등을 논의할 방침이다. 

박형욱 의협 비대위원장은 이날 서울 용산구 의협회관에서 '정부의 의료농단 저지 및 의료정상화를 위한 의협 비대위' 출범 기자회견에서 회견문을 통해 "정부의 '신뢰 회복' 조치로 윤 대통령이 의대 증원 관련 책임자들을 문책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의대 증원 규모에 대해 협의도 하지 않고 의협과 19차례나 협의했다고 보고한 자, 2천명 증원이 과학적 근거가 있다고 보고한 자, 사직서 수리 금지 등 행정명령으로 전공의 기본권을 침해한 자에 대한 합당한 책임을 물어달라"고 강조했다. 

여야의정 협의체 참여 여부에 대해선 전공의·의대생 등 비대위원들의 의견을 구해야 한다"면서도 "현재 진행되는 상황을 볼 때 유의미한 결과가 나올 수 있을지 회의적"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협의를 가장한 협의는 정부의 '알리바이용'으로 사용될 뿐"이라며 "윤 대통령께서 진정한 협의가 가능할 것이라는 믿음을 주시길 청한다"고 덧붙였다.

박 위원장에 따르면 아직까지 정치권으로부터 협의체와 관련해 참여 요청을 받은 바는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정부가 '시한폭탄 의료 정책'을 멈추고 경영위기 등으로 파탄 난 지역의료와 신규 의사 배출 지연, 의대 교육 등을 정상화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의대 교육에 대해선 "신입생들에게 1∼2년 뒤 해부학, 생리학 등을 가르칠 교수가 없고 나중에 임상 실습을 돌 병원도 없을 정도로 증원한 상태"라며 "협의만 하면 될 문제가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정부의 특별한 변화가 없다면 비대위는 의료농단에 대해 지속해서 저항, 투쟁하겠다"며 "그리될 경우 투쟁 방식은 비대위에서 논의하겠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내년도 증원 백지화 요구 여부에 대해선 "비대위원들이 모여 결정할 문제"라면서도 "개인적으론 합의하든 안 하든 의대 교육은 파행이 될 것이어서 어쩔 수 없다고 해서 정부 정책에 찬성할 수는 없다"고 밝혔다.

또 정원 조정 방식에 있어 수시 미충원과 예비합격자 선발 인원 등을 축소하는 것에 대해선 "교육이 불가하다고 판단되면 어떤 방법으로라도 입학을 정지시키거나 최소화하는 방향으로 가야 한다"면서도 "그 해결책은 정부가 고민해야 할 문제"라 말했다.

한편 내년 1월 초 차기 의협회장 선출 전까지 존속하는 비대위에는 박단 대한전공의협의회(대전협) 비대위원장을 포함한 대전협 추천 위원 3명과 의대생단체 추천 위원 3명 등 총 15명으로 구성됐다. 이들 중 박단 위원장을 제외하고는 모두 익명으로 참여한다. 

[신아일보] 장덕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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