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이 우크라이나에 장거리 미사일 에이태큼스(ATACMS)를 활용한 러시아 본토 타격을 허용함에 따라 러시아 측은 3차 세계대전 가능성을 시사하며 응수에 나섰다.

로이터와 타스통신 등 외신은 17일(현지시간) 보도를 통해 "러시아 하원(국가두마) 국제문제위원회 부위원장인 블라디미르 자바로프가 ATACMS 허용에 반발하면서 러시아가 즉각 대응할 것이라고 말했다"고 전했다.

외신에 따르면 자바로프 부위원장은 ATACMS 허용과 관련해 "3차 세계대전 시작을 향한 매우 큰 발걸음"이라며 미국을 규탄했다. 

앞서 뉴욕타임스(NYT)는 이날 미 당국자들을 인용한 보도를 통해 "조 바이든 대통령이 지금까지의 정책 (노선)을 변경해 사거리가 약 300㎞인 미국산 장거리 지대지 미사일인 ATACMS의 러시아 본토 타격을 승인했다"고 전했다.

NYT에 따르면 미 당국자들은 우크라이나가 초기에는 러시아 서부 쿠르스크 지역에 있는 자국군을 방어하기 위한 목적으로 러시아군과 북한군을 상대로 해당 미사일을 사용할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바이든 대통령이 ATACMS 사용을 허가한 이유에 대해선 러시아가 전쟁에 북한군을 투입한 것에 대한 대응 차원이라고 보고 있다.

미 당국자들은 "(ATACMS 사용 허가로 인해) 우크라이나가 지금까지 닿을 수 없었던 중요한 표적을 타격할 수 있게 되고, (동시에) 북한에 큰 대가를 치를 것이라는 메시지를 보낼 수 있다"고 밝혔다. 

실제 바이든 대통령은 러시아군이 지난 8월 우크라이나군의 공세로 뺏긴 자국 영토를 탈환하기 위해 북한군을 전쟁에 투입시켜 대규모 반격을 준비하는 상황에서 우크라이나가 ATACMS을 사용하지 못하면 쿠르스크에 있는 우크라이나군이 러시아군에 의해 제압될 거라 우려하고 있다.

이에 바이든 대통령은 사거리가 긴 미사일 사용을 허가해 얻는 장점이 확전 위험보다 크다고 판단했다고 미 당국자들은 전했다.

다만 일부 당국자들은 미국의 이번 결정으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미국과 유럽 동맹국을 상대로 무력으로 보복할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다.

앞서 미국은 확전을 우려해 미국이 제공한 무기로 러시아 본토에 있는 군사 시설 등을 공격하게 해달라는 우크라이나의 요청에 거듭 선을 그어왔다.

그간 미국은 지난 5월을 기점으로 우크라이나가 방어 목적으로 고속기동포병로켓시스템(HIMARS·하이마스), 중거리 유도 다연장 로켓 시스템(GMLRS) 등으로 러시아 본토를 공격하는 것을 허용했지만 에이태큼스를 이용한 러시아 본토 공격은 허가하지 않았다. 

한편 NYT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의 백악관 입성을 두 달 앞두고 중대한 정책 전환이 이뤄졌다"고 분석했다.

트럼프 당선인은 지금까지 우크라이나 추가 지원에 부정적인 태도를 취해 온 데다 일각에선 러시아가 이미 점령한 우크라이나 영토를 계속 소유하는 조건으로 전쟁을 끝내려고 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반면 우크라이나는 향후 휴전 협상에서 러시아에 뺏긴 자국 영토와 우크라이나가 점령한 러시아 영토를 교환하기를 희망하고 있다.

다만 러시아가 쿠르스크를 탈환할 시 협상에 이용할 러시아 영토가 사라질 수 있어 우크라이나 입장에선 미국의 ATACMS 승인이 국가의 명운을 결정하는 분수령이 될 수 있다. 

[신아일보] 장덕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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