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슬라는 30% 넘게 상승 "변동성에 주의"
삼성전자 주가는 이달에만 13% 넘게 떨어졌다. 삼성전자가 HBM(고대역폭메모리) 경쟁에서 밀린데다, 외국인 투자자들이 올해 가장 많이 매도하면서다. 반면 테슬라는 30% 넘게 오르고 있다.
14일 한국거래소 등 관련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 주가는 이달 1일(5만8300원)부터 13일(5만600원)까지 종가기준으로 13.20% 하락했다. 이는 4년 반만(2020년 6월15일 4만9900원)에 최저 수준과 비슷한 수치다.
연초(1월2일, 7만9600원)보다는 36.43% 떨어졌으며, 특히 올해 최고치(7월10일, 8만7800원)보다는 42.36%나 빠졌다.
삼성전자 주가 하락은 외국인 투자자들의 매도세 영향이 컸다. 외국인 투자자들은 연초부터 이달 13일까지 6조8040억원어치 매도하면서 올해 삼성전자를 가장 많이 팔았다.
외국인 투자자 비중도 떨어졌다. 외국인 투자자들은 연초 54.00%에서 7월12일 56.55%로 커졌다가 다시 52.10%로 축소됐다.
삼성전자 시가총액은 302조원으로 연초(475조원)보다 173조원(32.42%↓)이 증발했다.
삼성전자는 인공지능(AI) 학습·추론에 필요한 HBM(고대역폭메모리) 경쟁에서 SK하이닉스에게 밀리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블룸버그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지난해 HBM 글로벌 시장 점유율은 SK하이닉스가 53%로 1위였으며, 이어 삼성전자(38%)와 마이크론(9%) 등이 뒤따랐다.
또 SK하이닉스는 생산 물량이 내년까지 완판된 상태로 앞으로 12개월간 HBM 부문에서 정상에 머무를 것으로 예상된다.
삼성전자는 연결 기준 3분기 반도체 부문(DS) 영업이익이 3조8600억원을 기록했지만, SK하이닉스(7조300억원)의 절반 수준에 불과했다.
이러한 가운데 미국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당선 이후 미국 반도체법(칩스법)을 수술대에 올릴 것이라는 불안까지 커지며 투자 심리는 얼어붙었다.
칩스법은 기업이 미국 현지에 공장과 연구개발(R&D) 시설을 세우면 생산 보조금 390억달러와 연구개발(R&D) 지원금 132억달러 등 총 527억달러를 5년간 지원하는 내용이 골자다.
트럼프 당선자는 칩스법과 해외 기업을 대상으로 한 보조금 지급을 비판해 왔다.
코스피 전체 합산 시총도 13일 기준 1970조6632억원으로 지난 8월 '블랙 먼데이' 이후 3개월 만에 2000조원 밑으로 내려왔다.
박유악 키움증권 연구원은 "주가 회복을 위해서는 D램(RAM) 코어 경쟁력 회복"이라며 "삼성전자는 1a(4세대), 1b(5세대), 1c(6세대) 나노미터(nm) 제품 첫 개발을 경쟁사에 빼앗겼고 이에 따라 '응용 제품인 HBM3E(5세대 고대역폭메모리)'의 양산도 크게 뒤처지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이어 "차기 제품인 HBM4(6세대 고대역폭메모리)와 이에 적용될 1cnm 공정 개발에 총력을 다해 기술 경쟁력과 시장 참여자들의 신뢰 회복을 동시에 이뤄 나가는 과정을 거쳐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반면 테슬라 주가는 13일 330.24달러로 이달(1일 248.42달러)에만 32.63% 뛰었다.
이는 미국 도널드 트럼프가 재선에 성공하면서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는 미국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선거 운동에 최소 1억3000만달러(1800여억원)를 쓴 것으로 알려져 있다.
특히 전날 트럼프 당선인은 머스크와 공화당 대선 경선 후보였던 기업가 비벡 라마스와미를 정부효율부의 공동 수장으로 내정한다고 발표했다.
이에 머스크는 각종 정부 기관에 영향력을 발휘해 자율주행기술 관련 규제 철폐 등으로 테슬라에 유리한 환경을 조성할 수 있다는 기대감도 나오고 있다.
다만 테슬라는 변동성에 주의할 필요가 있다.
김세환 KB증권 연구원은 "테슬라 주가는 미국 대선을 포함해 최근 한 달간 46% 올랐다"며 "테슬라가 제시한 로보택시, 자율주행 등 사업은 장기적 관점에서 긍정적 요인"이라고 말했다.
이어 "다만 현재 시총이 1조달러를 설명하기에는 낮은 수익성과 현금흐름 등이 주가에 과하게 반영돼 있다"며 "변동성이 높아질 수 있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