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재계가 내년 1월 출범 예정인 도널드 트럼프 2기 행정부에 발맞춰 대응체계 가동에 속도를 낸다.
12일 재계에 따르면, 4대그룹과 경제단체는 미국 정계와 소통을 확대할 계획이다. 트럼프 당선인이 10~20% 보편관세 도입과 반도체지원법 폐지, 인플레이션 감축법(IRA) 손질 등 강력한 자국 중심주의 정책을 예고한 영향이다.
재계는 한국기업들이 미국 경제발전에 기여한 점을 부각시키며 양국 경제동맹 체제를 강조할 예정이다.
최태원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은 트럼프 당선인에 축하서한을 통해 “한미 양국은 지난 70년간 굳건한 안보 동맹을 기반으로 긴밀한 경제적 파트너십을 구축해 왔다”며 “한국 기업들이 자동차, 반도체, 배터리 등 첨단산업 분야에서 적극적인 투자를 통해 미국 제조업 강화와 일자리 창출에 기여해 오고 있다”고 말했다.
손경식 경총 회장도 서한에서 “2019년 서울에서 한국 기업인들과 함께했던 만남이 떠올랐다”며 “그 후 삼성, SK, 현대, LG, CJ 등 한국 기업들은 미국 내 투자와 고용 창출을 확대해 왔으며 지난해 미국에서 가장 큰 투자자가 됐다”고 밝혔다.
미국 재계 관계자들과 자리를 마련해 인적 네트워크도 점검한다.
한국경제인협회는 미국상공회의소와 12월 둘째 주 워싱턴DB에서 제35차 한미재계회의를 연다. 트럼프 당선 후 첫 한미 정재계 네트워킹 행사로 위원장인 류진 한경협회장과 삼성, SK, 현대차, LG 그룹 사장단도 참석할 전망이다. 특히 미국통으로 꼽히는 류 회장 주선으로 현지 거물급 인사들과 자리할 예정으로 알려졌다.
한국무역협회도 12월 워싱턴DC에서 우드로윌슨센터와 함께 ‘미국 차기 행정부와의 경제협력 세미나’를 개최한다. 윤진식 무역협회 회장 중심으로 방문단을 꾸려 미국 상하원 의원들도 면담할 예정이다.
4대그룹은 앞서 확대 구축한 대관조직을 본격 가동하며 트럼프 행정부 2기와 접점을 만들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말 글로벌 대관조직인 글로벌퍼블릭어페어스(GPA)팀을 실 단위로 승격했다. SK그룹은 올 1분기 새로운 통합 북미 대관조직 ‘SK 아메리카스’를 신설했다. 현대차그룹은 올해 초 해외 대관 조직인 ‘GPO(Global Policy Office)’를 사업부 급으로 격상시켰고 LG그룹은 지난해부터 글로벌 대응 총괄조직인 글로벌전략개발원을 가동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