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외여건 변화에 따른 경제·안보 점검 회의 주재
"벌써 국제 시장 반응… 통상분야 대화 많이 하길"
윤석열 대통령은 10일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재당선돼 2개월여 후 임기를 시작하는 것과 관련 "(미국) 행정부 출범 후가 아니라 경제부총리를 컨트롤타워로 하는 금융·통상·산업 3대 분야 회의체를 즉시 가동하라"고 지시했다.
윤 대통령은 이날 용산 대통령실에서 '대외여건 변화에 따른 경제·안보 점검 회의'를 주재한 자리에서 "(미국 새 행정부의) 예상되는 정책 기조가 있기 때문에 벌써 국제 시장이 반응하기 시작했다"면서 이같이 밝혔다.
이날 경제·안보 점검 회의는 트럼프 정부 출범 등 대외여건 변화가 우리 경제 및 안보 상황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하고 정책 방향을 논의하기 위해 열렸다.
외교가에서는 '미국 우선주의(America First)'를 내건 트럼프 전 대통령의 재당선으로, IRA(인플레이션 감축법, Inflation Reduction Act) 폐기, 칩스법(반도체지원법) 재검토, 주한미군 방위비 분담금 인상 등 국내 통상·안보 등의 불확실성이 높아졌다는 우려가 나온다.
이날 회의에서 윤 대통령은 "새 행정부가 출범하고 새로운 정책 기조가 정해지면 세계 경제와 안보에 상당히 많은 변화가 있게 된다"며 "이에 따라 우리 경제와 안보에도 직관적으로 많은 영향을 미치게 되는 만큼 여러 가지 치밀한 준비가 필요하다"고 언급했다.
윤 대통령은 "트럼프 당선인과 지난 7일 전화 통화를 했다. 축하 얘기와 경제, 안보에 대해 간단하게 얘기를 나눴는데 가급적 빠른 시일 안에 만나서 친교와 대화를 할 시간을 일단 잡기로 했다"고 전했다.
이어 금융·통상·산업 3대 분야 회의체 즉시 가동을 지시하면서 "가장 큰 변화가 예상되는 통상 분야는 업계와도 긴밀하게 소통을 하면서 대화를 많이 해주기 바란다"고 당부했다.
또 윤 대통령은 "미국 새 행정부가 화석 연료에 대해 유연한 정책을 쓴다고 하면 조금 침체된 우리의 석유·화학 분야도 종전과 같은 지위를 회복할 수 있다"며 "AI(인공지능), 첨단 바이오, 양자 같은 미래 전략 산업은 미국과 협력이 지속되고 발전할 수 있게 챙겨달라"고 주문했다.
윤 대통령은 "국방 분야에서는 굳건한 한미 동맹을 토대로 확실한 대북 억지력을 유지하고, 아시아 태평양 지역에서 평화와 번영의 리더십을 가질 수 있도록 면밀하게 준비해 주기 바란다"고 말했다.
이어 "안보 분야에서도 상당히 많은 구조적인 변화가 생길 수도 있다"며 "잘 챙겨주기 바란다"고 덧붙였다.
윤 대통령은 "당분간 부정기적으로 미국 새 행정부 출범에 따른 여러 리스크와 기회 요인을 계속 점검해야 할 것 같다"며 "향후 두 달 동안 새 행정부의 정권 인수 작업이 진행될 텐데 다양한 정보 채널을 가동해서 우리 국민과 기업이 해외 시장에서 활동하는 데 지장이 없도록 잘 뒷받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날 회의에는 정부에서 최상목 경제부총리, 조태열 외교부 장관, 김영호 통일부 장관, 김용현 국방부 장관, 안덕근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이 참석했다. 대통령실의 정진석 비서실장, 신원식 국가안보실장, 성태윤 정책실장, 장호진 외교안보특보 등도 참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