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투자소득세(금투세)가 이달 폐지 수순을 밟을 것으로 전망된다. 오는 28일 국회 본회의에서 금투세 폐지 법안 처리가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이에 국내 증시가 다시 살아날 것이란 기대감이 나오고 있다.
5일 관련업계 등에 따르면,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전날 오전 최고위원회의에서 "현재 국내 주식시장이 너무 어려운 데다 여기에 투자하고 기대고 있는 1500만 주식 투자자 입장을 고려하지 않을 수 없었다"며 "정부·여당이 밀어붙이는 금투세 폐지에 동의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금투세 폐지 법안은 향후 처리 일정에 대한 여야 합의가 이뤄지면 이달 28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심사 후 국회 본회의를 통과할 것으로 예상된다.
앞서 금투세는 여·야 합의로 2025년 1월에 시행될 예정이었다.
금투세는 국내외 주식·채권, 펀드 등 금융 투자상품을 환매·양도할 때 발생하는 소득을 금융투자소득으로 묶어 통합 과세하는 세제다. 수익이 5000만원을 넘을 경우 무조건 초과되는 수익의 20%에 세금을 내는 것이 골자다.
그러나 올해 정부는 코리아 디스카운트 해소를 위해 공매도 전면 중단 및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 등 증시 부양책을 시행하면서 금투세 완전 폐지도 증시 활성화 방안의 하나로 제시했다. 더불어민주당은 '금투세 폐지는 부자 감세', '소득이 있는 곳에 세금이 있다'라며 그대로 이행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투자자들은 금투세가 이행될 가능성에 세금 부담을 우려하면서 수익률이 상대적으로 더 나은 해외 시장에 눈길을 돌렸다.
코스피는 연초(1월2일 종가 기준) 2669.81에서 이달 4일 2588.97로 3.02% 떨어졌다. 특히 코스닥은 같은 기준 878.93에서 754.08로 14.20% 하락했다.
반면 미국 나스닥은 연초 1만4765.94에서 1만8182.93으로 23.14% 올랐다. S&P500과 다우도 4742.83, 3만7715.04에서 5712.69, 4만1794.60으로 각각 20.44%, 10.81% 뛰었다.
국내 투자자들의 올해 미국 주식시장 보관 금액은 △1분기 748억달러 △2분기 858억달러 △3분기 918억달러로 증가했다. 10월부터 이달 4일까지는 914억달러로 집계됐다.
외국인 투자자들도 국내 시장에서 빠져나갔다.
올해 1분기에는 16조3030억원 순매수했다. 이후 2분기엔 6조7260억원으로 매수세가 감소하다가 3분기부터는 8조8050억원 순매도했다. 10월부터 이달 4일까지도 4조6020억원 매도했다.
또 올해 4월17일에는 금투세 폐지 요청 청원에 대한 국민 청원이 5만2558명을 넘어서기도 했다.
이러한 시장 불확실성 해소에 업계도 우호적인 분위기다.
실제 코스피와 코스닥은 4일 기준 전날 대비 각각 1.83%, 3.43% 올랐다.
금융투자협회 관계자는 "이재명 대표가 (금투세) 폐지 입장을 내비췄지만 아직 절차가 많이 남아있는 상황"이라면서도 "조속히 국회에서 절차가 진행돼 시장 불확실성이 해소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김영환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장기투자 관점의 개인 자금이 유입될 수 있다는 점에서 국내 주식시장 수급이 개선될 것으로 기대된다"며 "그동안 금투세 도입으로 개인투자자 거래 비중이 높은 코스닥 시장에서 개인 자금 이탈 우려가 컸지만, 앞으로 코스닥 시장 성과가 코스피 대비 개선될 가능성도 염두에 둘 필요가 있다"고 긍정적으로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