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 경제 수출 주춤…美 '관세국가' 트럼프 리스크 등 불확실성↑
韓 경제 수출 주춤…美 '관세국가' 트럼프 리스크 등 불확실성↑
  • 박정은 기자
  • 승인 2024.10.27 14: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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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월 일평균 수출액 18.0%→1.0%
트럼프 당선 시 대미·대중수출 악영향 우려
(사진=연합뉴스)
(사진=연합뉴스)

국내 수출이 최근 주춤하면서 경제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다.

관세 공약을 앞세운 미국 도널드 트럼프 대선 후보자의 당선 가능성에 무게가 실리면서 수출 회복세가 더딜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27일 관세청 등 관련업계에 따르면, 10월 1∼20일까지 수출액(잠정)은 328억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2.9% 줄었다. 일평균 수출액은 1.0% 늘어나는 데 그쳤다.

같은 기간 8월(18.5%)과 9월(18.0%) 증가 대비 크게 축소됐다.

품목별로 보면 주요 품목 10개 중 반도체·컴퓨터 주요 기기를 제외한 8개가 전년 동기 대비 마이너스였다.

국가별로 보면 대미 수출은 2.6% 감소했으며, 대중 수출은 1.2% 증가에 그쳤다.

수출 경고음은 지난 24일 3분기 국내총생산(GDP) 속보치 발표 후 더 커졌다.

수출이 전 분기보다 0.4% 감소하면서 GDP 성장률을 1%포인트(p) 가까이 끌어내렸기 때문이다.

지난해 하반기 시작된 수출 회복세는 약 1년 만에 둔화했다. 이는 반도체에 편중된 수출 구조가 이유로 꼽힌다. 전기차 수요 부진과 완성차·부품업체 파업 등도 수출 성장을 흔드는 요인이 됐다.

정부는 3분기 수출 감소가 일시적 요인에 따른 것으로 추측하고 있다.

다만 수출 불확실성은 최근 도널드 트럼프 미국 전 대통령 당선 가능성이 커지면서 커지고 있다.

미국 금융 거래소이자 세계 최대 예측 시장인 폴리마켓에 따르면, 이날 기준 트럼프 후보자 당선 가능성에 베팅한 투자자들은 64.7%에 달했다. 카멀라 해리스 후보자는 35.4%에 불과했다.

트럼프 후보자는 대선 기간 거듭 '관세국가'를 강조하며 집권 시 강한 보호무역주의를 내세우겠다고 밝혔다.

실제로 트럼프가 당선되면 한국 대미 무역흑자를 줄이는 것을 최우선 과제로 삼을 것이라는 관측이다.

한국무역협회 통계에 따르면, 한국 대미 무역수지 흑자는 지난해 444억달러로 역대 최대였다. 올해 1∼9월에도 399억달러를 기록했다.

산업연구원도 지난 24일 미국 측 대한국 무역수지 적자 개선을 위한 통상 압력이 강해질 수 있다고 '트럼프 재선 시 통상 정책 변화와 우리의 대응 방안' 보고서를 냈다.

트럼프 후보자는 중국산에 60%에 달하는 고율 관세 부과에 대해 수차례 입장을 밝혔다. 트럼프 후보자의 관세 정책은 부동산 침체 장기화 등으로 어려운 중국 경기에 치명타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중국 완제품의 대미 수출이 줄면 중국에 중간재를 수출하는 우리나라에도 악영향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 8월 한국은행이 발표한 '공급망 연계성을 고려한 대중 수출 평가와 시사점' 보고서에 따르면, 트럼프 후보자가 당선돼 관세가 인상되면 한국 대중 수출 연계 생산이 6% 이상 감소할 것으로 추측했다.

이에 한국 경제 성장 동력이 크게 약화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내수 회복이 지연되는 상태에서 수출도 둔화되면 경제 성장률 하락은 불가피하다.

한국은행은 올해 전망한 성장률(2.4%)을 하향 가능성을 내비친 상태다.

주원 현대경제연구원 실장은 "내년 한국 경제 성장률은 2.2% 정도를 기록할 전망"이라면서도 "기저효과로 다소 둔화될 전망"이라고 말했다.

이어 "미국 금리 인하 수준과 경제 침체 여부, 중국 경제 회복 정도, 지정학적 여건과 글로벌 공급망의 향방, 글로벌 인플레이션 재현 여부에 따라 국내 경기 흐름 및 회복세가 좌우될 가능성이 크다"고 덧붙였다.

him565@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