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 대표, 자사주 매입 늘렸다…고려아연 최윤범 1위
대기업 대표, 자사주 매입 늘렸다…고려아연 최윤범 1위
  • 장민제 기자
  • 승인 2024.10.23 09: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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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요 상장사 3년간 재직대표 613명 대상 조사
KG 2세 곽정현, 16억 매수 눈길…경영기반 강화
500대기업 상장사 대표이사 중 최근 3년 매수액 상위 10명.[이미지=CEO스코어]
500대기업 상장사 대표이사 중 최근 3년 매수액 상위 10명.[이미지=CEO스코어]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이 최근 3년간 주요 상장사 대표 중 자사주를 가장 많이 매입한 것으로 나타났다. KG그룹 2세 곽정현 KG케미칼 대표는 10억원 이상을 매수해 눈길을 끌었다.

23일 기업데이터연구소 CEO스코어에 따르면, 국내 주요 상장사 대표의 자사주 취득 및 처분 현황 조사결과 2022년부터 올 10월까지 3개년 누적 순매수액이 가장 큰 대표는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으로 조사됐다.

최 회장은 지난해 자사주 122억6600만원 어치를 매수했고, 올해 들어서도 지난 3월 대표이사 임기만료 전까지 25억2600만원을 추가 매수해 최근 3년 간 총 147억9200만원의 자사주를 순매수했다. 지난해부터 영풍·MBK파트너스 연합과 경영권 분쟁을 벌이고 있는 영향으로 풀이된다.

이번 조사는 2022년부터 올해 10월17일까지 매출 상위 500대 기업 중 상장사 266곳에 3개년 간 재직한 바 있는 대표이사 613명을 대상으로 실시됐다.

최 회장에 이어 △현석호 화승인더스트리 대표가 80억원 △구자겸 NVH코리아 대표가 76억2500만원 △정몽익 KCC글라스 대표가 70억9700만원 △원종석 신영증권 대표가 51억6400만원 △권혁민 도이치모터스 대표가 27억7700만원 △김정남 DB손해보험 대표가 23억1200만원 △전성호 솔루엠 대표가 19억600만원을 매수했다.

곽재현 KG그룹 회장의 장남인 곽정현 KG케미칼 대표는 16억3500만원을 매수했다. 그 중 11억4300만원은 올해 매수한 금액으로 2세 경영기반을 더 탄탄하게 하고 있다는 해석이다. 곽정현 대표는 그룹의 실질적 지배구조 정점인 KG제로인(비상장사)의 지분을 이미 34.84% 보유 중이다.

3년간 자사주를 가장 많이 순매도한 대표는 함영준 오뚜기 회장으로 나타났다. 함 회장은 지난 2022년 3월 상속세 납부를 위해 오뚜기라면지주에 384억4600만원 규모의 자사주를 매도했다. 그는 고 함태호 오뚜기 명예회장으로부터 물려받은 지분에 대한 상속세로 약 1500억원을 2017년부터 5년에 걸쳐 납부했다.

이어 △올해 3월 사임한 김성권 씨에스윈드 회장이 지난해 7월 자사주 320억2100만원 △최문호 에코프로비엠 대표 18억4000만원 △최경 코스맥스 대표 12억4900만원 △권영수 LG에너지솔루션 전 대표 8억6300만원 △권영식 넷마블 대표 5억8600만원 △김진철 서울도시가스 대표 4억9400만원 △최우철 명신산업 대표가 2억3400만원을 매도했다.

다만 최문호 에코프로비엠 대표와 권영수 LG에너지솔루션 전 대표는 해당 기간 자사주 매입도 함께 진행했다. 이에 따라 최 대표는 총 11억5200만원을 순매도했으며, 권 대표는 총 1억3000만원을 순매수했다.

올해 자사주를 가장 많이 매수한 대표는 현석호 화승인더스트리 대표다. 총 80억원 어치 자사주를 매입했다. 이어 △정몽익 KCC글라스 대표가 70억9700만원 △올 3월 대표이사직을 내려놓은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이 25억2600만원을 순매수 했다.

한종희 삼성전자 부회장은 7억3900만원, 최성안 삼성중공업 대표는 5억1200만원, 권혁민 도이치모터스 대표는 4억8800만원, 양종희 KB금융그룹 회장은 3억8500만원, 이규복 현대글로비스 대표는 3억5800만원을 순매수했다.

올해 자사주를 순매도한 대표이사는 최경 코스맥스 대표가 유일했다. 최 대표는 올 3월 선임 후 2개월 만에 자사주 12억4900만원 어치를 매도했다.

올해 상장사 대표이사의 자사주 매수액은 288억8900만원, 매도액은 12억4900만원이다. 순매수액이 276억4000만원으로 지난해 -30억7100만원(매수액 324억1900만원, 매도액 354억9000만원)과 비교하면 307억원 늘었다. 정부의 기업 가치 제고(밸류업) 정책에 발맞춰 자사주 매입을 늘린 영향으로 풀이된다.

jangstag@shina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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