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력 이어 노동자까지… '북한군 파병설' 의혹 눈덩이
병력 이어 노동자까지… '북한군 파병설' 의혹 눈덩이
  • 장덕진 기자
  • 승인 2024.10.22 11: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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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R "북한 노동자들, 우크라서 일부 건설 작업 참여"
친러시아 텔레그램 계정, 도네츠크주 포크로우스크 전선에 북러 국기 함께 꽂힌 사진 게시
우크라이나 군 전략소통·정보보안센터(SPRAVDI)가 북한군으로 추정되는 군인들이 줄을 서서 러시아 보급품을 받고 있다.(사진=연합뉴스)

북한이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전쟁 지원을 위해 병력뿐만 아니라 점령지 재건을 위한 노동자도 파견했다는 주장이 제기돼 '북한군 파병설'에 대한 의혹이 눈덩이처럼 불어날 전망이다.

우크라이나군 특수작전부대 산하 민족저항센터(CNR)는 22일 미국 자유아시아방송(RFA)에 "북한 노동자들이 러시아가 임시 점령한 우크라이나 지역에서 일부 건설 작업에 참여했다"면서 "특히 이 작업에는 특정 방공망 구조물의 공학 장비 작업도 포함돼 있다"고 밝혔다.

이어 "비밀 정보원의 증언으로는 러시아 건설 현장에서 일하던 일부 북한 노동자들이 (러시아가 점령한) 도네츠크 지역의 일부 시설에서 일하고 있으며, 임시 점령지에서 일정 기간 근무한 후 다시 러시아로 돌아갔다"고 전했다.

CNR은 북한의 노동자 파견을 두고 러시아와 북한 간 새롭게 체결된 협정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는 분석을 내놨다. 

특히 "러시아 외무부가 지난 7월 말 도네츠크와 루한스크 임시 점령지에 외교 대표 사무소를 설립한 이후 (북한을 포함한) 외국인 노동자들을 유치하고 해당 지역에 외국인이 기업을 설립하는 것을 돕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RFA도 이날 보도를 통해 "북한이 러시아에 군대를 파견한 데 이어 점령지 재건을 위한 노동자도 파견했다"면서 CNR의 입장을 전했다.

또 "지난해 9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노동당 총비서 간 이뤄진 북러 정상회담 당시 러시아가 북한에 도네츠크와 루한스크에 외교 공관을 개설하도록 설득했으며, 이 기관의 주요 임무는 경제 협력 강화나 관광 촉진이 아니라 북한 노동자들을 점령지로 보내 건설 작업에 투입하는 것이 목적이었다"고 보도하면서 CNR의 주장을 뒷받침했다. 

한편 우크라이나와 러시아가 격전을 치르는 곳에 북한 인공기가 러시아 국기와 나란히 꽂혀 있는 사진이 소셜미디어(SNS)에 공개되면서 '북한군 파병설'에 무게를 더하고 있다. 

친러시아 텔레그램 계정인 'Z작전-러시아 봄의 군사특파원'은 지난 21일 북러 국기가 함께 꽂힌 사진을 게시하고 "북한 국기가 최근 해방된 츠쿠리노 인근 포크로우스크 전선 광산 폐석 위에 게양됐다"면서 "우리 전투원들의 행동은 적에게 큰 혼란을 일으켰다"고 전했다.

다만 '적에게 큰 혼란을 일으켰다'는 발언을 두고 다양한 해석이 나와 파병설은 또 다시 오리무중이다. 

우크라이나 군의 사기를 저하하려는 목적으로 실제 존재하지 않는 북한군이 있는 것처럼 꾸몄다는 주장과 함께 인공기가 걸린 도네츠크주 포크로우스크 전선은 북한군이 이미 파견돼 활동하는 곳으로 추정되는 지역이라는 점에서 실제 북한군이 존재해 인공기가 게양됐을 가능성 등 여러 추측들이 난무하는 상황이다. 

'북한군 파병설'은 지난 15일 우크라이나 매체 키이우포스트·리가넷 등이 자국군 소식통을 인용한 보도를 통해 "러시아군이 제11공수돌격여단에 북한군 장병으로 구성된 '부랴트 특별대대'를 조직하고 있다"며 "이 대대 예상병력은 약 3천명으로 현재 소형 무기와 탄약을 보급받고 있다"고 전하면서 불거졌다. 

이후 젤렌스키 대통령도 17일 "우리 정보당국에 따르면 지상군, 기술자 등 여러 종류의 인력을 모두 합해 북한이 러시아 편에 서서 우크라이나와 맞서 싸울 병력 총 1만 명가량을 준비하고 있다"고 밝히면서 '북한군 파병설'을 본격화했다.

zhang@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