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제품 '신라면 툼바' 용기면, 3주도 안 돼 판매 200만개↑
40년 역사 스테디셀러 짜파게티 이후 히트상품 부재 '근심'
해외 매출 '불닭' 삼양식품 맹추격…글로벌 마케팅 본격화
국내 최대 라면 메이커 농심은 국물 있는 라면시장에서는 독보적인 존재감을 뽐내지만 볶음면 시장에선 ‘짜파게티’ 이후 이렇다 할 히트상품을 찾기 힘들었다. 하지만 최근 출시한 볶음면 신제품 ‘신라면 툼바’가 기대 이상의 호응을 얻으면서 짜파게티에 이어 확실한 효자상품으로 거듭날 수 있을지 업계 관심이 크다.
또한 농심이 신라면 툼바를 국내는 물론 해외시장까지 겨냥한 만큼 향후 K볶음면 대표 주자인 삼양식품의 ‘불닭볶음면’ 못지않은 바람을 일으킬지 주목된다.
24일 업계에 따르면, 농심의 볶음면 신제품 ‘신라면 툼바 큰사발면’은 출시 18일 만에 210만개가 팔리며 기대 이상의 호응을 얻고 있다. 같은 기간 편의점 채널에서 판매되는 농심 용기면(컵라면) 제품들 중에서도 매출 1위를 기록했다.
신라면 툼바 큰사발면은 신라면에 우유와 치즈, 새우, 베이컨 등을 넣어 만드는 인기 모디슈머 레시피 ‘신라면 투움바’를 제품으로 구현한 것이다. 농심은 국내뿐만 아니라 해외 소비자 입맛을 감안해 제품을 개발했다. 해외 소비자도 익숙한 ‘크림파스타’를 신라면 매운맛으로 재해석한 만큼 글로벌 시장에서도 경쟁력이 있을 것으로 판단한 것이다.
일단 국내에선 반응이 꽤 좋은 편이다. 신라면 툼바를 맛본 소비자들은 대체로 ‘적당한 매콤함과 고소함이 어우러져서 느끼하지 않게 맛있다’라는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워낙 빠른 시간에 200만개 이상 팔리면서 공급이 수요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는 게 농심의 설명이다.
농심은 이 같은 인기에 힘입어 신라면 툼바 봉지면도 선보였다. 봉지면에는 매운맛 액상스프와 함께 생크림·치즈의 부드럽고 고소한 맛을 표현한 분말스프가 첨가됐다.
농심은 이달 명동 코리아마트와 협업해 농심 라면 체험매장 ‘K라면 슈퍼마켓’을 선보인 가운데 지난 17일부터 신라면 툼바 시식행사를 진행했다. 코리아마트는 방문객의 약 90%가 외국인이다. 하루 평균 방문객만 2000명에 달한다. 농심에 따르면 신라면 툼바 시식행사에서 대부분의 외국인이 국내 소비자와 마찬가지로 ‘맛있다’는 반응을 보였다.
농심은 봉지면 출시를 계기로 신라면 툼바의 글로벌 마케팅에 본격적으로 나설 방침이다. 이 회사 관계자는 “연말부터 해외 공장 생산과 국내 수출을 병행하면서 주요 국가 유통채널을 통해 신라면 툼바를 출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농심은 국내에서만 매년 5000억원 이상 팔리는 ‘신라면’을 비롯해 ‘안성탕면’, ‘너구리’ 등 다양한 스테디셀러를 앞세워 국내 라면시장 절대강자로 자리매김했다. 다만 국물 없는 라면 시장에서는 짜파게티를 제외하곤 상대적으로 존재감이 약한 편이다. 올해 40주년을 맞이한 짜파게티는 작년 기준 2400억원에 육박하는 매출을 올렸다. 또 예능 ‘아빠 어디가’, 미국 아카데미 수상에 빛나는 영화 ‘기생충’ 등의 영향으로 ‘짜파구리(짜파게티와 너구리)’가 상품화되면서 한동안 인기를 끌었지만 현 시점에서 히트상품으로 꼽기에는 다소 부족한 감이 있다.
농심은 이 외에 ‘스파게티 컵라면’, ‘드레싱 누들(샐러드 누들)’ 등 국물 없는 라면 제품들을 꾸준히 내놓았으나 이 제품들은 반향을 일으키지 못해 현재 단종됐다.
비빔면에서는 2021년 선보인 ‘배홍동 비빔면’이 시장 2위 자리까지 꿰찼지만 독보적 1위 ‘팔도 비빔면’을 따라잡기에는 아직 버거운 상태다. 국물 없는 라면시장에서는 농심 위상에 걸맞은 브랜드 파워를 갖지 못했다는 방증이다.
더욱이 농심은 해외 매출에서 그간 한 수 아래로 봤던 삼양식품에 따라잡힐 상황에 놓였다. 올해 상반기 기준 농심의 해외 매출액은 6598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5% 증가한 반면에 불닭볶음면으로 글로벌 인지도를 높인 삼양식품은 같은 기간 6211억원을 벌어들이며 농심과 거의 근접한 수준에 도달했다. 삼양식품의 경우 전체 매출에서 글로벌 비중은 78%에 이른다.
농심 관계자는 “신라면 툼바가 신라면의 매운 정도와 소스의 꾸덕함 등의 밸런스가 잘 잡혀 호응을 얻고 있다”며 “신라면 툼바를 앞세워 국내외 소비자를 적극 공략할 예정”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