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장 연기 '케이뱅크', IPO 삼수도 녹록지 않다
상장 연기 '케이뱅크', IPO 삼수도 녹록지 않다
  • 김보람 기자
  • 승인 2024.10.22 12:46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기관 수요예측 희망 공모가 밑돌아
"업비트 의존도, 17% 수준 별도 관리"
(사진=케이뱅크)
(사진=케이뱅크)

두 번째 IPO(기업공개) 도전에 고배를 마신 인터넷전문은행 케이뱅크가 내년 세 번째 도전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다만 업비트 의존도와 지속가능한 성장성을 해결하지 못하면 이마저도 쉽지 않다는게 업계 중론이다.

22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지난 2022년 한국거래소 유가증권시장 상장에 도전했던 케이뱅크는 시장 침체에 지난해 초 상장 추진 계획을 철회한 바 있다. 

이어 올 초 두 번째 IPO 도전을 선언했다. 8월 유가증권시장 상장예비심사를 승인받은 뒤 9월 증권신고서를 제출하고 상장을 준비해 왔다.

다만 이달 18일 상장 철회신고서를 제출하며 다시 한번 상장을 연기했다.

기관투자자 수요 예측에서 케이뱅크 기대에 부응하지 못한 결과가 나왔기 때문이다.  
 
실제 수요예측에서 기관투자자들은 케이뱅크 희망 공모가 최하단이었던 9500원 또는 보다 낮은 금액을 써낸 것으로 알려졌다.

케이뱅크 관계자는 "공모주식 8200만주에 달하는 현재 공모구조로는 성공적인 상장을 위한 충분한 투자 수요를 끌어내기 어렵다는 판단에 따라 상장을 연기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업계 반응은 미온적이다.

우선 시장은 케이뱅크 최대 실적에 거품이 끼었다고 보고 있다.

올해 상반기 854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기록하며 반기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했지만 최근 마지막 내 집 마련이라는 부동산 시장 급등에 편승했다는 이유에서다. 
 
새로운 먹거리를 위한 개인사업자 금융혁신 및 대출 포트폴리오 확대라는 전략에도 물음표가 붙었다.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중소기업과 자영업자들의 심각한 경영난이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올해 1~9월 법인 파산 신청 건수는 1444건으로 전년 대비 231건 증가했으며 개인사업자 대출 연체율은 0.70%에 달한다.

무엇보다 업비트에 대한 의존도를 낮춰야 한다는게 업계 공통된 의견이다.

올해 6월 기준 케이뱅크 총예금 중 업비트 예치금 비율은 17%다. 2021년말 53%보다 크게 개선된 수준이지만 여전히 높다.

더불어민주당 이강일 의원 또한 이달 10일 국회 정무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케이뱅크가 업비트 없이 독자생존 할 수 있을지 특정 기업이나 특정인을 위한 사금고로 활용되지는 않을지 의구심이 강하게 든다"며 "케이뱅크 IPO가 성공한다면 잠재적 위험은행 이자 시한폭탄"이라고 지적한 바 있다.

더욱이 가상자산이용자보호법 시행으로 업비트 예치금 이자율이 연 0.1%에서 2.1%로 오르며 케이뱅크 부담도 늘었다.

케이뱅크의 업비트 예치금은 현재 3조2000억원 수준으로 추가로 늘어나는 연간 이자 부담은 640억원으로 추정된다.

케이뱅크 관계자는 "상장예비심사 이후 6개월 내 상장을 완료해야 하기 때문에 2월말까지 재도전을 추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업비트 의존도에 대해서는 "자체 수신도 많이 늘었고 전체 수신에서 업비트 예치금이 차지하는 비중도 10% 중반 수준"이라며 "해당 예치금은 대출 등에 활용하지 않고 별도로 관리하고 있어 변동이 생기더라도 무의미하며 자산이 커질수록 미미해지는 구조"라고 설명했다.

qhfka7187@shinailbo.co.kr